S.D. 고든/기도훈련 12

말 없는 기도②

말 없는 기도② 이제 그 자세에 주목하면서 이 기도의 거장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합시다. 엘리야는 막 갈멜산 아래서 벌어진 격렬한 싸움을 끝마치고 올라온 참이었습니다. 그는 지금 이스라엘이 처한 상홍의 긴박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온 나라가 오랜 가뭄으로 메말라가고 있었으며, 산 아래 모여든 백성들은 그가 기적을 일으켜 주기를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엘리야는 이 모든 일이 지금 자신이 드리게 될 기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깊이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열정적인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 열정은 그가 기도하면서 본능적으로 취한 자세를 통해 생생히 드러났습니다. 즉 그는 얼굴을 무릎 사이에 대고 땅에 납작 엎드렸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보면서 감람나무 아래서 예수님이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말 없는 기도①

말 없는 기도① 엘리야가 이 기도를 위해 취한 자세 역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땅에 꿇어 엎드려 그의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열왕기상 18:42). 사실 이 기도하는 자세에 관해서는 각 나라마다 다양한 관습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교회에서는 다 함께 서서 공중 기도를 드리며, 잉글랜드 교회에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채로 기도합니다. 그리고 터키의 이슬람교도들은 작은 기도 깔개 위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기도합니다. 전에 나는 성 페테르스부르크로 불렸던 지금의 레닌그라드에서 수많은 군중이 얼굴을 당에 대고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것은 그리스 정교회의 일반적인 관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래전 유대인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길에 서서 기도했던 듯합니다(마태복음 6:5; 마가복음 11:25..

기도실

기도실 이제 다른 측면에서 이 기도의 거장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엘리야가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서"(열왕기상 18:42). 이 말씀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초저녁에 있었던 불의 시험은 갈멜산의 낮은 기슭에서 이루어졌지만, 이제 그는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거장은 조용한 장소를 원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어디서든 기도할 수 있지만, 가능한 경우에는 늘 조용한 장소를 고르게 됩니다. 즉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온갖 일상적인 소음에서 벗어난 곳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 조용함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는 조용한 장소입니다. 이런 곳으로는 울창한 숲 속이나 산꼭대기, 또 도시의 경우에는 건물 옥상 등이 있습니다.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조용한 시간입니다. 이런 시..

귀 기울이는데 숙달된 엘리야

귀 기울이는데 숙달된 엘리야 엘리야의 말 이후에 실제로 밀려온 폭풍우는 그가 받은 영적인 듣기 훈련이 얼마나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를 입증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주의 깊게 지속하면, 마침내 그분의 음성을 정확히 듣고 이해하게 되는 때가 옵니다. 물론 바깥세상의 소리를 무시하고 그분의 음성에만 집중하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그 소리들을 무시하고 고요한 상태에 머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성령님의 음성을 듣기 시작해서 조금씩 더 정확히 알아듣게 됩니다. 사실 엘리야가 들은 것은 그저 평범한 빗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들은 것은 폭풍우처럼 거세게 퍼붓는 빗소리, 그리고 그 빗물이 골짜기를 따라 큰 물길을 이루고 흘러내려가는 소리였습니다. 여기서..

귀를 기울이는 훈련​

귀를 기울이는 훈련 ​ 여기서 먼저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그가 기도의 결과를 미리 확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전부 제거한 뒤, 엘리야는 야합 왕에게 궁궐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큰 빗소리가 있나이다"(열왕기상 18:41). 엘리야는 아직 비가 내리지 않은 그때에 이미 빗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삼 년 넘게 비가 오지 않은 상태였으며, 심지어는 빗소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건물의 벽에 비가 부딪히는 소리, 비가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와 비가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리, 내린 빗물이 골짜기를 따라 흘러가는 소리들은 대부분의 백성들에게 아스라한 옛 기억일 뿐이었습니다. 비 소리라니! 선지자의 주변에 있던..

불을 통한 시험

불을 통한 시험 정말 비와 이슬이 내리지 않는 날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샘과 시내는 마르고 가축들은 죽어갔습니다. 온 나라에 절망적인 탄식과 부르짖음이 가득했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무리들이 거대한 폭동을 일으킬 위험마저 생겨났습니다. 상황이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아합 왕은 부하들을 보내어 이 기이한 말썽꾼을 사방팔방으로 찾아다니게 했습니다. 그는 광신자로 보였지만, 닫힌 하늘을 열어 비가 쏟아지게 할 유일한 인물임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그를 찾아내지 못하자 절망에 빠진 아합 왕은 주변 나라의 왕들에게 그들이 엘리야를 숨겨주고 있지 않음을 맹세하게 했습니다. 엘리야는 당시 온 백성에게 거부와 배척을 받는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였지만..

갈멜산의 엘리야

갈멜산의 엘리야 ​ "엘리야가 아합에게 이르되 올라가서 먹고 마시소서 큰 비 소리가 있나이다 아합이 먹고 마시러 올라가니라 엘리야가 갈멜 산 꼭대기로 올라가서 땅에 꿇어 엎드려 그의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 그의 사환에게 이르되 올라가 바다쪽을 바라보라 그가 올라가 바라보고 말하되 아무것도 없나이다 이르되 일곱 번까지 다시 가라 일곱 번째 이르러서는 그가 말하되 바다에서 사람의 손 만한 작은 구름이 일어나나이다 이르되 올라가 아합에게 말하기를 비에 막히지 아니하도록 마차를 갖추고 내려가소서 하라 하니라 조금 후에 구름과 바람이 일어나서 하늘이 캄캄해지며 큰 비가 내리는지라 아합이 마차를 타고 이스르엘로 가니 여호와의 능력이 엘리야에게 임하매 그가 허리를 동이고 이스르엘로 들어가는 곳까지 아합 앞에서 달려..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분을 바라보라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분을 바라보라 여기서 나는 다소 색다른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려 합니다. 이것은 실제 있었던 일인데, 내 친구 중 하나가 뉴욕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브로드웨이와 42번가 사이의 길거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곳은 세계에서 가장 사람이 붐비는 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그 친구가 건널목을 통제하는 교통경찰의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왔습니다. 그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의 목덜미를 입으로 물고서 데려가고 있는 어미 고양이였습니다. 그 고양이는 그 거리를 건너려는 듯했지만, 그 거리의 도로는 택시와 트럭, 전차를 비롯한 차들의 행렬로 쉴 새 없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잠시 길을 건너려 시도해 보았다가 발을 뒤로 뺐습니다. 도로 상황이 너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잠시 후 ..

잊지 말고 기억하라

잊지 말고 기억하라 앞에서 보았듯이 다윗이 안개 낀 습지대를 벗어나 높은 언덕에 오르도록 그를 이끌어 준 것은 바로 기억의 힘이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하나님이 깊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건져내주셨던 일들을 기억해 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이전에 받은 은혜를 쉽게 잊어버리곤 합니다. 신명기의 모세가 모압 평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설교할 때 "너는... 잊지 말고"라는 표현을 거듭 강조한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다윗이 슨 다른 시편의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시편 103:2)라는 구절에서도 귀한 권면이 담겨 있습니다. 그분이 베푸신 은혜를 잊을 때, 우리는 음울한 안갯속에 갇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1차 대전이 터지기 전까지 워털루 전투는 인류..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편안히 잠든 다윗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편안히 잠든 다윗 다윗은 하나님이 광야에서 그 백성을 어떻게 이끌어 가셨으며,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승리를 얻게 하셨는지를 계속 묘사해 나갑니다(시편 77편 15-20절). 그리고 이 시편은 다음의 부드럽고 친밀한 표현으로 끝맺게 됩니다. "주의 백성을 양 떼 같이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인도하셨나이다." 중동 지방에서 양치기는 자기가 돌보는 양 떼와 함께 생활했습니다. 그는 다친 양이 있으면 정성껏 보살피고 양 떼를 공경해 오는 들짐승에 맞서 싸우면서 때로는 자신의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습니다. 다윗에 따르면 하나님도 바로 그런 목자 같은 분이십니다. 이제 다윗은 깊은 습지대에서 피어오르던 의심의 안개를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그는 어두운 방에 홀로 누워 몸을 뒤척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