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통한 시험
정말 비와 이슬이 내리지 않는 날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샘과 시내는 마르고 가축들은 죽어갔습니다. 온 나라에 절망적인 탄식과 부르짖음이 가득했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무리들이 거대한 폭동을 일으킬 위험마저 생겨났습니다. 상황이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아합 왕은 부하들을 보내어 이 기이한 말썽꾼을 사방팔방으로 찾아다니게 했습니다. 그는 광신자로 보였지만, 닫힌 하늘을 열어 비가 쏟아지게 할 유일한 인물임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그를 찾아내지 못하자 절망에 빠진 아합 왕은 주변 나라의 왕들에게 그들이 엘리야를 숨겨주고 있지 않음을 맹세하게 했습니다. 엘리야는 당시 온 백성에게 거부와 배척을 받는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였지만, 그럼에도 가장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엘리야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는 온 이스라엘 백성이 한데 모여 그 나라가 어느 신을 섬겨야 할지를 불로서 시험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이 갈멜산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이 대담한 인물이 누구인지 직접 보기 원했으며, 이 흥미진진한 시험의 현장에 직접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무엇보다 갈망한 것은 바로 오랫동안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는 일이었습니다. 먼저 기회를 얻은 것은 탐욕스러운 바알의 선지자들이었습니다. 엘리야의 조롱과 비웃음 아래, 그들은 온종일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는 내내 갈멜산의 골짜기를 가득 메운 백성들도 불이 떨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배고픔과 갈증에 지친 그들은 텅 빈 눈과 쓰라린 마음으로, 점점 더 커져 가는 분노를 품고 그 거짓 선지자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초저녁이 되었을 때, 오랫동안 외면되어 왔던 여호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가 마침내 시작되었습니다. 엘리야는 열두 지파를 상징하는 돌 제단을 정성껏 쌓고, 제물로 잡은 송아지와 땔나무를 각기 제 위치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물을 부어 흠뻑 적셨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백성들은 숨을 죽이고 그가 하는 일들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엘리야가 하나님께 짧은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의 기도 소리는 긴장된 공기 속에 생생하게 올려 퍼졌으며, 백성들은 귀 기울여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마른하늘에서 불이 내렸던 것입니다! 활활 타는 불이 내려와서 제단에 쌓인 나무와 제물과 돌을 전부 휘감았습니다. 그리고 전부 잿더미가 되었으며, 제단 주위의 도랑에 부은 물도 다 말라버렸습니다. 그 거센 불길은 제단이 있던 곳에 마침내 하얀 잿더미만 남을 때까지 모든 것을 삼키면서 타올랐습니다.
그러니 몰려든 백성들이 경외감에 차서, 자신들이 어떤 신을 섬기기로 결정했는지를 떠들썩하게 고백하면서 땅에 바싹 엎드린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야의 인도 아래서 여호와께로 돌아선 그 거대한 무리는 당시 백성들의 삶을 좀먹고 있던 거짓 선지자들, 종교의 탈을 쓴 채 사악한 탐욕에 사로잡혀 있던 자들을 모두 사형에 처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엘리야가 할 일은 아직 절반밖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불을 통한 시험 뒤에는 물의 시험, 즉 그의 기도로 비가 내리게 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땅과 백성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었습니다. 그 비가 내릴 때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겠다고 다짐한 그 백성의 결심이 비로소 굳건해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그 백성의 거센 환호 소리를 뒤로하고, 고요한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산 위로 올라가 기도하고 마침내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자세히 살필 것입니다.
'S.D. 고든 > 기도훈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 기울이는데 숙달된 엘리야 (0) | 2022.02.24 |
---|---|
귀를 기울이는 훈련 (0) | 2021.12.07 |
갈멜산의 엘리야 (0) | 2021.09.10 |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분을 바라보라 (0) | 2021.08.19 |
잊지 말고 기억하라 (0) | 2021.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