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기도훈련

기도실

예림의집 2022. 7. 7. 20:29

기도실

 

이제 다른 측면에서 이 기도의 거장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엘리야가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서"(열왕기상 18:42). 이 말씀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초저녁에 있었던 불의 시험은 갈멜산의 낮은 기슭에서 이루어졌지만, 이제 그는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거장은 조용한 장소를 원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어디서든 기도할 수 있지만, 가능한 경우에는 늘 조용한 장소를 고르게 됩니다. 즉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온갖 일상적인 소음에서 벗어난 곳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 조용함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는 조용한 장소입니다. 이런 곳으로는 울창한 숲 속이나 산꼭대기, 또 도시의 경우에는 건물 옥상 등이 있습니다.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조용한 시간입니다. 이런 시간으로는 자정을 비롯한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이 있습니다. 이는 일상의 소음이 침묵 속에 묻히거나 그 일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세 번째 것은 더욱 깊은 차원의 조용함입니다. 이는 그 사람 자신의 심령 속에 깃든 것으로, 꾸준한 훈련을 통해 얻게 된 고요함입니다. 이런 고요함 속에 있는 이는 사람들로 붐비는 길거리에 머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깊은 평온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깊은 기도의 사람이 되려면 우리는 이 세 가지 모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주님도 이 세상에 계실 때 기도하러 종요한 장소를 찾곤 하셨습니다. 그분은 운둔자나 외톨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셨으며, 어린아이들을 그분 곁에 데려다 앉히곤 하셨습니다. 또 그분은 도움을 청하는 군중들을 아낌없이 보살펴 주셨습니다. 하지만 온 마음을 쏟아 기도하시기 위해서는 고요한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므로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마치신 뒤, 주님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홀로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시련이 앞에 놓였을 때, 그분은 다른 이들에게 기대려는 인간적인 갈망을 느끼셨습니다. 그리하여 세 명의 친밀한 제자를 겟세마네 동산에 함께 데려가셨지만, 이때에도 주님은 그분이 홀로 감당해야 할 치열한 영적 싸움 때문에 고요한 곳에 머무셔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그 동산의 숲 속으로 더 깊이 나아가 간절히 혼자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엘리야가 이 치열한 기도의 싸움을 위해 고요한 장소를 선택한 일에서도 그의 거장다운 모습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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