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당장 오늘 밤에 시작합시다! 우리는 밤의 공원을 걷고 있습니다. 늦은 시각이지만, 공원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낮보다는 서늘하고 한적한 밤을 택해서, 갇혀 지내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나왔을 사람들. 그중에는 우리 같은 중년부부들이 많습니다. 말없이 앞만 보고 걷는 부부도 있고,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걷는 부부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손을 맞잡고 걷는 부부는 여간해선 안 보입니다. 우릴 보고 그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저 나이에, 아직 저렇게 다정한 부부도 있긴 있구나!’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게 다는 아니지요. 우린 남달리 다정한 부부가 결코 아닙니다. 지난 6월, 코로나의 답답한 여름이 시작되던 무렵, 제가 남편에게 제안했거든요. ‘내 요구를 들어주면, 나도 당신의 요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