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어디를 봐도..
우리 부부는 어디를 봐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하나, 이제껏 아무 탈 없이 살아왔습니다. 서로 잘 모르고 결혼했지만, 가족이 되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단단하게 돌아갔습니다. 월세를 꼬박꼬박 내고, 아이들이 잘 자라준 것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결혼시키고 나서야 말다툼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무뚝뚝함이 싸움의 원인입니다. 마트에 간 날이었습니다. 저는 ‘짐도 많고 더우니 택시를 타자’하고, 남편은 ‘걸어가자’고 하다가 다퉜습니다. 남편은 “택시를 타든가 말든가” 한마디 던지고 먼저 갔습니다. 저는 화가 나서 혼자 택시를 탔습니다. 한데, 밤늦게 돌아온 남편 손에는 커피잔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백화점에 갔을 때, 마음에 들었지만 비싸서 도로 내려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분위기 있는 잔에 커피 마시면 좋겠다.’고 지나가듯 한 말을 기억한 모양입니다. “찾던 잔이 맞아요?” 여전히 툭 던지는 남편에게 입을 삐죽이며 “언제 기억했대요?”라고 되물었습니다. 남편이 웃자, 저도 따라 웃었습니다. 제가 공격하면 남편이 물러서고, 남편이 공격하면 제가 물러나면서, 오늘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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