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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카네이션

예림의집 2020. 6. 29. 07:39

엄마의 카네이션

 

어느 어버이날 이야기입니다. 한 꽃집에서는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구매하러 온 손님을 맞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부녀가 가게에 들어왔는데 어린 딸이 카네이션 화분을 하나 샀습니다.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내민 것은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과 동전이었습니다. 

아마도 카네이션을 사기 위해 저금통을 털어온 것 같았습니다. 카네이션을 하나만 사니까 꽃집 아주머니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누구 드릴 거니?" "엄마요." "아빠는? 아빠에게는 꽃 안 드릴 거니?" 그러자 아이는 같이 온 아빠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빠 꽃은 아빠가 사도 괜찮지?"

조금 당돌한 듯한 아이의 말에 꽃집 아주머니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우리 아기.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은 모양이구나. 아빠가 서운해하겠다." 그러자 아이가 아주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는 꽃을 직접 살 수 있는데요. 우리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어서 꽃을 못 사요. 그래서 내가 사줘야 해요."

잠시 멈칫한 꽃집 아주머니는 좀 더 큰 카네이션 화분 하나를 아이의 손에 쥐여 주며 말했습니다. "그러면 그 카네이션은 아빠한테 주고, 이걸 엄마에게 전해 주면 어떨까. 아줌마가 주는 선물이야." 순수한 아이의 소중한 마음보다 세상에 더 귀한 것이 얼마나 될까요.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전하는 작은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 역시 많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도 분명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기억 속에 가지고 있던 그 귀하고 아름다운 것을 세상에 마음껏 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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