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진리

절름발이의 목발 뺏기

예림의집 2023. 4. 11. 20:53

절름발이의 목발 뺏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의심을 품은 자들이 있습니다. 먼저는 의심을 품은 자들이 아닌데 그렇게 불리는 자들이 있고, 다음으로 실제로 의심을 품은 자들입니다. 진정한 의심을 품은 자들은 정직한 의심을 품은 자라고 말할 수 있는데, 진실된 사람은 정직해지고자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전자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의심을 품은 자"라고도 불리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해 좀 더 정확한 단어를 사용한다면 "투덜거리는 사람들(quibblers)"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어떠한 문제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단순히 자기 의견을 지지할만한 근거를 찾기 위함입니다. 이들은 기독교 교리의 오류와 기독교인들의 결점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찾아낸 것들을 지적하면서 기쁨을 얻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진술을 모으지만, 그것들이 진정으로 믿을만한 가치가 있는지 검증하지도 않고 그냥 넘어갑니다. 이들은 단지 사람들의 의문에 단지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은 논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랄한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날카로운 칼을 휘둘러대는 것처럼 논쟁하니다. 그러나 이런 논쟁은 마치 결코를 하는 것처럼 함께한 사람들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항상 상처만을 남깁니다. 이러한 논쟁을 즐겨하는 사람은 보통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고 애쓰는데, 이는 자신의 지적인 신랄함을 방어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대화에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 중에 진실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들은 사람의 믿음에 대하여 무의식적으로, 더 나쁘게는 중립적으로 어떤 사실을 확인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자신의 능력을 뽐내려는 것뿐이며, 이 때문에 진리를 알고자 하는 것입니다.

19세기 미국의 목사이자 웅변가로 유명한 헨리 워드 비처가 한 신사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는 현명하고 지적인 사람들의 사교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신사는 회의주의자인데, 평소 습관처럼 웅변하듯이 기독교에 대하여 실랄한 비판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의 얘기를 듣고 있던 비처는 갑자기 신사의 말을 끊고서 그날 뉴욕 거리에서 목격했던 한 장명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비가 오고 있었고, 거리는 엉망이었지요. 절름발이 한 사람이 목발을 짚고 고통스러워하며 가장 붐비는 거리를 가로질러서 건너가고 있었어요. 그때 건장하고 억센 사내가 무례하게도 그 절름발이를 거칠게 밀쳤지요. 절름발이는 진흙바닥에 엎드려졌고, 이 가엾은 사람의 목발을 길 위에 떨어졌답니다. 그러나 그를 넘어뜨렸던 사내는 사과하며 그를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가엾은 사람이 곤경에 처한 것을 비웃고는 그냥 자신의 길을 가버렸답니다."

비처가 이 이야기를 매우 생공감 있게 전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그 이야기 속 무례한 행동을 한 사내에게 분노하였습니다. 회의주의자인 그 신사도 진심으로 그 사내를 비난하였습니다. 그러자 비쳐는 그 신사를 쳐다보며 천천히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 절름발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때로는 고통스럽게 절뚝거리지만, 기독교는 우리가 길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그런데 당신은 무례하게 나타나서 우리가 의지하고 있던, 꾸준히 우리 길을 걸어가는데 도움을 주던 유일한 도움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러고는 다른 더 좋은 것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절망의 수렁에 빠진 채로 그냥 내버려 두었습니다." 비처는 회의주의자와 불신자들을 날카롭게 잘 묘사하였습니다. 회의주의자들과 불신자들의 기쁨은 그들이 믿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정직하게 믿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 기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심하는 것이 그보다 더 나쁘고 더 비열한 것들을 가리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매우 두렵기도 합니다. 의심이라는 단어는 꽤 지적인 정취를 가지고 있으며, 정신적인 힘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의심은 그 안에 매우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우 보편적이면서 무지한 습관이 지적인 문제인 것처럼 덮여 있기도 하는데, 자기 나름대로 의심을 품은 자들의 표면을 긁어내면 추하고 이기적인 죄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기심과 진정한 의심 사이에는, 그리고 분명한 죄와 지적인 문제 사이에는 어떠한 연결점도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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