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영광

진노의 잔②

예림의집 2023. 4. 11. 20:25

진노의 잔②

 

여섯 번째 시점에서 17장-18장, 본 장면은 거대한 악의 도시, 바벨론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 때문에 세상에 환난이 찾아오고, 이 도시가 심판을 받으면 환난도 끝이 납니다. 요한은 바벨론의 모습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오늘은 핵심만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한 천사가 요한을 광야로 데려갑니다. 광야에는 눈 닿는 곳 어디든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으로 가득합니다. 이때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스럽게 보석을 걸친 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여자는 손에 금잔을 들고 있는데, 그 속에는 가증하고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자의 이마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17장 5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여자는 이상하게 생긴 짐승 위에 타고 있습니다. 붉은빛이 나는 이 짐승은 머리가 일곱 개 달려 있고 뿔은 열 개가 나 있습니다. 짐승의 몸에는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합니다.

도대체 이 여자는 누구일까요? 또 여자가 타고 있는 짐승은 무엇일까요? 본문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여자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세상을 지배해 온 악의 중심지 곧 바벨론을 상징합니다. 짐승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세상의 임금들이 가진 권력을 의미합니다. 이 두 가지는 늘 함께 다닙니다. 그래서 악한 세력은 세계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기승을 부려왔습니다. 구약 성경은 악한 세력의 상징을 여러 권력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바벨론입니다. 구약에서 바벨론은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위치한 거대한 제국이었고,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악의 영이 사악한 일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악의 영은 한 영역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습니다. 바벨론은 정치의 영역이었는데, 악한 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악한 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악한 세력의 활동 영역은 정치 영역 외에도 더 있습니다. 지난 16세기 동안 정치권력의 지원을 받은 이 조직은 무어일까요? 바로 "교회"입니다. 여기서 "교회"라는 용어는 넓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중심 줄기가 된 교회의 흐름은 로마 가톨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흐름에서 그리스 동방 정교가 갈라져 나왔고, 나중에는 영국 국교회도 분리되어 나왔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정치권력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교회와 그러한 지원과는 전혀 상관없는 교회, 그리고 고대의 초기 교회를 모두 합쳐 "교회"라는 조직으로 불립니다.

여기서 나오는 여자의 두 가지 특징과 역사 속에 형성된 교회의 두 가지 주요 특징이 묘하게 일치합니다. 교회는 정치권력의 지원을 받았고, 나아가 권력에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교회는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반항하면 적극적으로 처형했습니다. 교회는 자신의 바람대로 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유대인에 대해 그러한 경향이 심했습니다. 오만하고 편협한 교회는 결국 역사 속에서 많은 피를 불러왔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여자는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해 있다고 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예수님이 오시기 전과 후에 걸쳐 아주 오랜 기간 나타난 일입니다. 두 시기에 활동한 악한 영은 두 개의 거대한 권력을 잠식했습니다.

여자가 타고 있는 짐승은 마지막 때의 세속 권력입니다. 17장 8-12절, 이 짐승은 세상에서 권력을 행사합니다. 권력을 잡은 일곱 왕국이 차례대로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마지막에는 열 명의 왕이 권력을 나누고 짐승이 그들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세속 권력은 교회를 버리고 심지어 박해를 가합니다. 정리하자면, 악한 영은 원래 바벨론과 일체가 되어 활동하다가 나중에는 교회와도 일체가 됩니다. 그리고 최후에는 새로운 바벨론과 연합하게 됩니다. 뒤이어 바벨론의 패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벨론은 악한 세력의 조직적인 중심지로 여겨집니다. 바벨론과 악한 세력은 한 몸처럼 연합되어 있습니다. 성경에서 바벨론이라는 이름은 도시와 악한 세력 두 가지 모두를 의미합니다.

이 도시가 의미하는 바는 오직 하나입니다. 성경에서 창세기 12장부터는 이스라엘의 역사만 다룹니다. 성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성경의 모든 실이 하나로 모여 매듭을 짓는 요한계시록에는 한 도시만 등장합니다. 바로 "땅의 왕들을 다스리는 큰 성", "큰 바벨론"입니다. 옛 도시 바벨론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습니다. 옛 바벨론은 이사야서 13장 9-22절, 이사야가 예언한 대로 폐허가 되었지만, 지금 요한이 말하는 바벨론은 이사야의 예언대로 폐허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예언이 정확히 하나의 사건에 적용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또 다른 사건에도 적용되는 드문 사례입니다.

물론 이 예언에는 유크라테스 강의 옛 도시 바벨론이 재건된다는 사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룩한 성도라면 세상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사야가 기도하듯이 주의 나라가 오고 있다는 사실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요한계시록 18장은 이사야서 21장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다른 구약의 예언서에도 이 말씀이 메아리처럼 울리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울리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손에 붙잡고 있는 실을 절대 놓치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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