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말을 할 권세를 주셨다①
한 번에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 가운데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이야기가 누가복음 7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시몬이라고 하는 바리새인이 주최한 저녁 만찬에 초대를 받으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이었으며 정결을 지키기 위한 온갖 규칙에 집착했습니다. 언제난 그렇듯 그들 모두는 그날 세상 밖에서 살면서 더러워진 부분을 씻어 내기 위해 식사 전에 정결 의식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이 저녁 만찬 도중에 그들의 모든 규칙에 위배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누가복은 장 37절입니다.
"그 동네에 죄를 지은 한 여자가 있어 예수께서 바리새인의 집에 앉아 계심을 알고 향유 담은 옥합을 가지고 와서". "죄를 지은 한 여자"를 해석하자면 "마을의 창녀"입니다. 여자는 예수님이 바리새인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서 초대장도 없이 막무가내로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바리새인들이 혐오하는 것을 모두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에게 이 혐오스러운 창녀가 연회장에 들어온 것은 자신들이 이 밤을 위해 치른 정결 의식을 다 망쳐 버린 짓이었습니다. 여자는 바리새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잘 알았습니다.
그들에게 그녀는 기피대상 1호였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었습니다. 그녀는 무조건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누가복음 7장 38절, "예수의 뒤로 그 발 곁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닦고 그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으니". 여자가 들어가니 사방에서 싸늘한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오직 예수님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은 그분과 같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 사람이 한 번도 없었기 대문입니다. 그녀는 그분의 사랑과 은혜 앞에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여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어쩌면 할 말이 있었지만 막상 와 보니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무작정 털썩 무릎을 꿇었습니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뺨을 타고 흘러 예수님의 발에 뚝뚝 떨어졌습니다. 이에 여자는 자신의 머리를 풀어 예수님의 발을 닦았습니다. 여기저기서 "헉!" 소리가 연신 터져 나왔을 것입니다. 여자는 모든 규칙을 어기고 있었습니다. 당시 그 문화권에서 여성들은 머리를 풀지 않았습니다. 지탄받아 마땅한 짓이었습니다. 심지어 여성이 외간 남자 앞에서 머리를 풀어 헤치는 것은 이혼 사유가 될 만큼 친밀한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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