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견디어냈습니다
아내는 결혼 전에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퇴짜를 맞고도 매일 그녀가 일하는 은행을 찾았습니다. 끊임없이 구애하는 저를 보면서, 아내는 생각했답니다. ‘얼마나 나를 좋아하면 저렇게까지 할까?’ 결혼 후, 아내는 은행을 그만두고 제가 하는 가게 일을 도왔습니다. 상가에서 건전지를 비롯한 여러 수입제품을 판매하는 일이었는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점점 시들해지는가 싶더니, 결국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형편이 넉넉했던 결혼초기와는 달리, 우리는 가난해졌습니다. 아내는 자식들을 생각해서 여동생과 음식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은행원의 고운 손이 새벽마다 장을 보고 아귀를 다듬느라 투박해졌습니다. 저는 사업실패 스트레스로 결핵까지 생겼습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장사만 해왔기에, 저에게는 아무런 기술이 없었습니다. 다른 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공사판에 나가 일할 때면 숨이 가빠왔습니다. 아내는 얼굴이 노래진 저를 보면서 화를 냈습니다. “누가 돈 벌어 오라고 했어요? 당신이 아파서 쓰러지면, 나더러 어떡하라고요? 돈은 내가 벌 테니까, 집에서 아이들이나 돌봐줘요!” 저는 미안한 마음에 열심히 아내를 도왔고, 그렇게 우리는 어려운 시간을 함께 견디어냈습니다.
장사가 잘 되면서 집도 장만하고, 아이들도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살만 해졌다 싶을 때, 갑자기 아내가 쓰러졌습니다. 뇌졸중이었습니다. 그 후, 장사를 접고 아내를 돌본 지 어느덧 10년째입니다. 날마다 새벽 다섯 시에 아내를 깨워 구덕산으로 향합니다. 한 시간 정도 걷고, 매점에서 파는 콩죽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합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들깨죽이나 팥죽을 먹을 때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회복을 위해 우리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든 가운데서도 우리는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함께 견디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최명훈)
글 내용으로 보아, 최명훈 님 부부의 지금 형편은 아주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두 내외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두 분이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두 분 다 건강하게 되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기록해 두고 기도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런저런 모양으로 고난을 겪게 됩니다. 그럴 때 누군가와 함께 극복해 나아간다면 힘이 될 것입니다. 두 분을 응원하며 저희 부부도 힘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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