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눈을 뜨면서 시작됩니다
제 자식이라도, 모든 순간이 사랑스럽고, 함께 하는 시간이 마냥 평화로운 순 없습니다. 귀여움이 한창 물오른 21개월 "송이"와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전쟁까지는 아니어도 전투에 가까운 장면이 많습니다. 아이의 자아가 형성되면서 부모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투는 송이가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서 시작됩니다. 아내와 저는 대체로 송이보다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잠에 취한 상태로 하루의 초장부터 무참히 패배합니다. 어떤 날은 새벽 6시쯤 송이가 깨자마자 외칩니다. “맘마! 맘마!” 사이렌 소리인지, 아침밥을 달라는 소리인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간혹 제가 식사준비를 더디게 하거나 늦어지면, 송이는 이내 심통을 부립니다. 가끔은 이유 없는 잠투정이란 생각도 듭니다. 어린이집 등원준비는 아이를 가진 대부분의 부모들이 맞닥뜨리는 전투상황일 겁니다. 기분 좋은 날이면 곱게 집을 나서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추운 겨울날, 대뜸 외투를 입지 않겠다거나 양말을 신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속이 터집니다. “밖은 추워, 너 지금 콧물 흘리고 있잖아?” 결국 우리는 아이를 울리고 맙니다. 억지로 내복과 외투를 갈아입히고 등원시킨 날이면, 오전부터 정신이 혼미해지고, 이내 자괴감이 듭니다.
"만일 내가 복직하게 되면, 이처럼 아이가 떼를 써서 출근이 늦어질 땐 어떻게 하지? 예전처럼 맑은 정신으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오전에 하루치 에너지를 이미 다 쓴 날이면, 두 가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저럴까?" 그 와중에도 자아를 잃지 않겠다고 애쓰는 저 자신도 싫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아빠들과의 단톡방, 유튜브 채널 등을 떠돌고 있습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이 육아전투가 언제 끝날지도 모릅니다. 혹시, 저처럼 육아전투 중에 있다면, 아무쪼록 쉽게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손 현)
사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심정을 잘 모릅니다. 자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어느 분의 고백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어느 정도 터득할 수 있었다고 하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이를 양육하면서 부모인 우리 자신이 좀 더 성숙하게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왜냐면, 아이가 부모의 스승노릇을 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랍니다. 다시 말해서,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저것 깨닫게 되는 게 많았다고 합니다!
'ε♡з예림의집으로ε♡з > 예림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0) | 2023.03.30 |
---|---|
당신이 원하는 삶 (0) | 2023.03.28 |
인생은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 (0) | 2023.03.24 |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0) | 2023.03.23 |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0) | 2023.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