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기울이는데 숙달된 엘리야
엘리야의 말 이후에 실제로 밀려온 폭풍우는 그가 받은 영적인 듣기 훈련이 얼마나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를 입증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주의 깊게 지속하면, 마침내 그분의 음성을 정확히 듣고 이해하게 되는 때가 옵니다. 물론 바깥세상의 소리를 무시하고 그분의 음성에만 집중하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그 소리들을 무시하고 고요한 상태에 머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성령님의 음성을 듣기 시작해서 조금씩 더 정확히 알아듣게 됩니다. 사실 엘리야가 들은 것은 그저 평범한 빗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들은 것은 폭풍우처럼 거세게 퍼붓는 빗소리, 그리고 그 빗물이 골짜기를 따라 큰 물길을 이루고 흘러내려가는 소리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요한복음 1:16)라는 요한복음의 말씀과 함께,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에 얼마나 놀랍도록 응답하시는지를 감동적으로 표현했던 바울의 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신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에베소서 3:20). 즉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께 구하는 것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일까지도 행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넘치도록 그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십니다. 이 구절을 차분히 묵상하면서 우리는 엘리야의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조금 더 깨닫게 됩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대서양 연안의 한 도시에 사는 친구의 초대로 유명한 지휘자가 이끄는 뉴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 탁월한 연주를 듣는 일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를 초대한 그 친구와 함께 산책하는 동안, 그는 문득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특히 오보에 소리가 멋지지 않았나요?" 나는 그 "오보에"라는 단어를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음을 희미하게 떠올렸습니다. 내 기억에 그것은 아마도 어떤 종류의 악기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분명히 그 친구는 음악의 세계를 나보다 훨씬 더 깊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전날 저녁의 그 음악회를 무척 즐겼지만 그 친구만큼 음악에 숙달된 귀를 갖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그는 숙련된 음악가로, 여러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전날 연주된 음악을 나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음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여러 악기가 어울려 내는 음악 속의 담긴 그 악기의 소리를 식별할 수 없었습니다. 그 뒤에 나는 오보에가 어떤 악기인지 알아보려고 애썼고, 지금 다루는 주제와 그 악기 사이의 유사성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보에는 매우 섬세한 관악기로서 높고 독특한 음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악기는 독주에도 쓰일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에 속한 다른 악기들이 음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이 악기의 소리를 제대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적절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영적인 오보에와 같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도 요구됩니다. 그분의 음성 역시 매우 섬세할 뿐 아니라 우리 귀에 독특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귀 기울이지 않으면 그 음성을 놓칠 수 있으며, 이 음성은 우리가 늘 따라갈 삶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엘리야는 그의 마음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자신의 귀를 늘 훈련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그는 민감하고도 정확하게 그분의 섬세한 음성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었는데,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 기도의 거장에게 배울 중요한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