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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증거-기도의 응답②​

예림의집 2021. 9. 29. 13:05

주관적인 증거-기도의 응답②

어제에 이어서.. 단 한 명만이 대구에 남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그였습니다. 이 일로 동기들은 서로 수군거렸습니다. "저 녀석은 백이 있나?" "맞아. 자기는 대구에 남을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그런데 대구에서의 카투사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배치받은 곳은 식당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고, 저녁 늦게까지 저녁 식사 뒤처리를 해야 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는 것과 고약한 흑인 병사들에게 괴롭힘당하는 것보다 힘든 것이 캠퍼스를 방문할 시간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원래 저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다른 카투사들은 5시면 끝나 개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반면에 그는 저녁 식사 후 7시나 8시가 되어야 식당 일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 생활을 하는 중에 한 달쯤 지나서 선임이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너 힘들지 않냐? 옮겨 줄 테니 윗사람들한테 인사해라." "예. 하겠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인사의 의미는 윗사람에게 돈을 쓰란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할 수 없었고 선임에겐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뭐라고? 넌 마! 제대할 때까지 계속 식당 근무만 해 절대 바꿔주지 않겠다!"

그때부터 윗사람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미움받는 것은 물론 여러 번 있던 보직 변동 때도 전 여지없이 제외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남을 섬기라고 하셨으니 힘든 일은 기쁘게 견딜 수 있었지만, 대구의 수많은 대학생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제 보직을 바꿔주세요. 주님 이왕에 대구로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3년을 보낼 순 없습니다. 대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그는 보직이 바뀌게 해달라고 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군인은 군대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매일 밖으로 외출이 가능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한 기지를 더 기도했는데 그것은 12월 수련회에 참석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은혜로 황금연휴인 12월 23일부터 1월 4일까지 유가를 받아 수련회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수련회에서 경북대 의과 대학의 신우회 임원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신우회 모임을 도와주세요.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약합니다. 간사님이 오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내년 3월 개강 때부터 꼭 와 주십시오." "저도 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5시에 일과를 끝내고 밖으로 매일 나갈 수 있어야 해요."

"저의 보직 이동과 패스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들은 기도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수련회 이후로 그는 하나님께 더욱 매달렸습니다. 혹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이면 부대 입구에서 막사까지 15분 거리의 아스팔트 길을 걸으며 큰 소리로 기도하곤 했습니다. "하나님, 절 도와주세요. 제가 대학을 방문해서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그러기 위해선 보직이 바뀌어야 되고요. 위에서는 절대로 바꿔주지 않습니다. 벌써 여러 번 길이 막혔으나 전능하신 하나님이 원하시면 바뀔 수 있습니다. 위에서 아무리 막아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저는 나갑니다."

"또한 패스가 나와서 매일 외출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래서 언젠가 이 길을 걸으면서 하나님이 이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신 것을 감사로 찬양하게 해 주세요." 2월의 중반을 지나던 어느 날 갑자기 미군 중대장이 카투사들을 집합시켰습니다. 빠른 영어라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패스를 나눠 줄 테니 근무 후에는 매일 외출해도 좋다. 단 근무시간엔 더 성실하도록!" 패스가 그의 손안에 들어왔을 때 그간 기도하며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그동안의 기도가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