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선교

창세기의 보이지 않는 표징

예림의집 2021. 9. 28. 21:29

창세기의 보이지 않는 표징

 

영어에서 "품다"는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말입니다. 닭은 자신의 생명의 온기로 알을 품고, 여러 날들을 인내하며 기다림으로 새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어미 새도 나무 가지의 좁은 둥지에서 생명의 온기를 가지고 비바람에도 움직이지 않고 알을 품어 새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어머니는 창조적인 사랑과 능력으로 하나님이 주신 가장 거룩하고 위대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하나님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갑니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태아를 뱃속에 품고 있다가 출산의 고통을 참으며 새 생명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리고 출산 후에도 새 생명이 성숙한 상태가 될 때까지 자녀를 품는 역할은 지속됩니다. 여러분은 이제 창세기 1장에서 "품다"가 왜 위대한 말인지 깨달았을 것입니다.

"품다"라는 말이 창조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창세기 1장 2절은 창조 이전의 세상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그리고 하나님의 영은 그 상태를 마치 알을 품듯 품고 계셨습니다. 성서학자들은 히브리어에서 이 구문은 두 가지 뜻을 갖는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혼돈학 공허하며"라는 말이 단지 창조의 단계 중 하나를 지칭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단어들이 그 당시 일어난 어떤 재앙을 지시한다는 것입니다. 후자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창조의 전체 이야기가 창세기 1장 1절에서 열개의 단어들 안에 집약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2절부터는 어떤 불길한 일이 벌어지고 하나님은 그것들을 품으시며, 3절부터는 모든 사건을 다시 재정립하는 일들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자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런 불길한 현상을 "세상이 쓸모없어졌다.", "세상이 무너졌다.", "세상이 황폐해졌다.", "사람이 살 수 없었다."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창세기 1장 2절을 후자의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품다"라는 말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추가되는데, 이는 하나님의 사랑이 단지 생명을 낳는 것뿐 아니라 재앙을 극복하는 힘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즉, 품는 것은 깨지고 부서진 어떤 것을 회복시킵니다. 사랑은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동시에 무엇인가를 구원합니다. 사랑은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고 낮아지는 것이며, 가장 정결한 물로 추하고 더러운 것들을 모두 씻어내는 것이고, 그렇게 깨끗하게 회복된 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창조의 진정한 힘입니다.

사랑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자유롭게 할 힘을 주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택하게 합니다. 그런데 구원의 사랑은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합니다. 구원의 사랑은 사람들이 올바른 것을 택하고 행하게 하는데, 만약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때에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간청하기도 합니다. 비록 사람들이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잘못된 선택을 할 때에도 구원의 사랑은 참고 인내하며 올바른 길로 돌아오도록 끈질기게 붙잡습니다. 사랑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자리에 올려놓습니다. 그러나 그다음부터 우리에게는 크나큰 책임이 뒤따르는데, 그것은 하나님처럼 사랑을 통해 올바른 일을 선택하고 행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하며, 사람을 위해 하나님과 같은 권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의 본질이 바로 "품다"라는 말에 다 포함됩니다.

갈보리 언덕의 수난 사건은 이 첫 계시의 이야기 안에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복음서를 다 알지 못하거나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창세기의 첫 장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시고 엄청난 고난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창세기 1장은 요한복음 3장 16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창조 때에 갈보리 사건은 이미 암시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셨고, 갈보리에서 사람들을 위해 피를 흘리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람들을 위해 피를 흘리신 이유는 자신의 생기를 사람들에게 불어넣어 주셨기 때문이니다. 우리 각 사람 모두는 지금 하나님의 생기를 머금고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이 창세기 첫 장에 새겨 넣으신 은밀한 표징을 발견했습니까? 마치 빛에 종이를 비춰보듯 창세기 1장을 묵상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비춰 봐야 할 빛은 바로 갈보리의 사건입니다. 갈보리의 사건은 창세기 1장의 숨은 표징을 드러내는 가장 온전한 빛입니다. 창세기를 한마디로 요약한 핵심 주제는 바로 십자가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창세기 1장을 더 깊고 세밀하게 묵상하면, 평범하지 않는 표징이 숨어 있음을 알게 돌 것입니다. 그 표징은 핏빛의 또렷한 십자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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