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성령

니고데모 이야기②

예림의집 2021. 7. 20. 21:57

니고데모 이야기②

 

나는 니고데모가 예루살렘의 어느 길모퉁이에 서서 팔짱을 끼고 산헤드린의 한 바리새인과 솔직하고 은밀하게 이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혹시 예수라는 젊은이와 대화해 본 적이 있나요?" "아니오. 없습니다." "그래요? 저는 사실 예수가 머무는 곳에 찾아가서 밤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예수는 바로 우리가 기다려온 메시아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나는 그분에게 충성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신도 한번 그분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눠 보지 않으시겠어요?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니고데모가 이 정도로 예수님을 위해 발 벗고 나섰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신이 만약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습니까? 많은 반대자 속에서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튀는 행동을 하는 데는 대단한 용기기 필요합니다. 그러나 니고데모는 당신이나 나와 같이 소심함으로 인해 그 상황에서 예수님을 위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니고데모를 비난하고 싶을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당시 니고데모와 같은 산헤드린의 회원이면서 예수님의 추종자였던 아리마대 요셉을 떠 올렸을 것입니다. 아리마대 요셉이 니고데모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요한복음은 아리마대 요셉에 대해 "아리마데 사람 요셉은 예수의 제자이나 유대인이 두려워 그것을 숨겼더니"(요한복음 19:38)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약 니고데모가 아리마대 요셉에게 복음을 전했다 해도 그의 신앙은 니고데모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을 것이고 아리마대 요셉 역시 유대인에게 예수님의 제자임을 숨기고 살았을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이렇게 소심한 겁쟁이인 제자들로 인해 예수님이 고난을 당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옥죄어 오는 유대인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예수님과 나란히 서는 것은 두려워했던 사람들에 대해 다섯 차례나 언급하고 있습니다(요한복음 3:1, 7:50, 12:42, 19:38, 39).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죽음을 계획하고 실행했던 정치 지도자들 중에서도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의 눈총이 두려워 입을 닫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의 손길을 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어디선가 이렇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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