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오신 예수님
망가진 것을 고치러 나서기 전 주님은 아버지와 가장 친밀한 곳, 그분의 품 안에 계셨습니다(요한복음 1:18). 그러나 인류를 향한 사랑 때문에 온 우주 중 지구라는 아주 구석진 곳에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주님이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 동행하시려 해도 타락해 버린 인류는 그분께 반응하기는커녕 그분을 인식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수이긴 하지만 그분의 임재에 반응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에녹과 노아는 하나님과 오래도록 대화를 나누곤 했으며, 그분이 사랑하는 인류를 위한 놀라운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드렸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과 함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인류를 향한 그분의 갈망을 함께 품었습니다.
주님은 얍복강에서 야곱과 씨름하던 날 밤에 힘든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이루기 위해 야곱은 자신의 인생 계획을 내려놓고 주님과의 동행을 선택해야 했고, 그의 뜻을 꺾을 때까지 시름하셔야 했던 주님의 마음 또한 아프셨습니다. 주님은 애굽에서 장차 세상에 그분의 메신저가 될 나라가 진통을 겪는 것을 지켜보셨습니다. 그리고 갓 태어난 그 나라를 돌볼 수 있도록 모세를 훈련하시고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부르셨습니다.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모든 여정을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하셨고, 여호수아를 세워 가나안을 정복하게 하셨으며, 사무엘을 통해 기도를 가르치시고, 다윗을 연단하시어 양 떼만이 아니라 그분의 백성의 목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후에 이스라엘이 끔찍한 타락의 길로 접어들자 성전에서 이사야와 긴 대화를 나누셨고, 그발 강가에서 에스겔에게 많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 모든 시간 동안 한 시도 이 땅에 사는 자녀들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비록 사람들은 그분을 알아보지도, 그분께 응답하지도 못할 만큼 망가졌지만, 하나님은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을 겪으시면서 그들에게 계속 생명을 주시며 오랫동안 인내하셨습니다. 땅이 소산을 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시고, 햇빛과 비와 이슬을 내리시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계속 말씀하시며, 그들의 모든 갈망과 부르짖음에 응답하셨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들려주시는 그분의 음성을 너무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애통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더는 망가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하나님은 인간이 완전히 파멸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히 몸을 굽히시어 지극히 낮은 문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주님이 육신을 입으시고 인간 가운데 오신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와 동일한 인생을 살면서 우리와 동일한 시험을 받으시고, 우리의 대적과 싸우시고, 승리를 거두셨습니다. 그분은 겟세마네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시고 갈보리라는 가파른 비탈을 오르셨습니다. 주님의 위대한 심장은 갈보리 언덕에서 인류의 죄악으로 갈가리 찢김 당하셨습니다. 이로써 우리가 볼래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는 새 길이 열렸고, 주님은 우리의 사랑을 얻으셨습니다. 그분은 인류의 대적을 영원히 패배시키고 3일 만에 부활하시어, 다시 아버지의 품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러나 승천하신 주님을 다시 본 사람이 있으니 바로 사도 요한이었습니다. 불꽃같은 눈동자와 빛난 주석 같은 발, 힘 있게 비치는 해처럼 광명한 얼굴, 눈 같은 흰머리.. 요한은 다시 본 주님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많은 물소리와 같은 그 음성에서는 놀라운 위엄이 뿜어져 나왔으나, 동시에 요한에게 말씀하시는 목소리는 온유하고 부드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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