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기도훈련

걷히는 안개

예림의집 2021. 5. 4. 21:09

걷히는 안개

 

그런 다음에는 잠시 침묵이 흐릅니다. 그리고 "셀라"라는 표현이 언급됩니다. 히브리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이 단어는 음악가들에게 지침을 주기 위해 이 구절에 삽입되었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이 단어가 음악적인 분위기의 변화를 지시했을 것이라고 여깁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음악적인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 분명합니다. 슬픔과 탄식에 찼던 그 노래가 이제 놀라운 기쁨과 감사에 찬 노래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또 내가 말하기를 이는 나의 잘못이라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 곧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시편 77:10,11).

이 구절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먼저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는 얼마나 어리석고 연약한 바보인가!" 이전가지 그는 자신이 옳음을 분명히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보기에 문제의 원인은 바로 하나님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생각이 반대로 뒤집혔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옳은 일을 행하시는 분이며, 오히려 문제는 바로 다윗 자신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다윗은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놀랍게도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곧이어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 곧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여기서 그는 사실상 이렇게 외칩니다. '높으신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들이 변한다니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하나님이 마음을 바꾸시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제 그는 다시금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신실하심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토록 변함이 없는 분이십니다. 이 세상 만물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목적은 늘 한결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에서 슬픔에 찬 노래는 갑자기 하나님을 찬양하는 합창으로 바뀝니다. 이제 안개는 어느덧 걷히고 밝은 햇빛이 비쳐오며, 우리의 얼굴과 심령에는 상쾌한 바람이 부딪혀 옵니다. 그리고 이 구절은 교향곡이 연주되는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문과도 같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웅장한 노래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이 음악은 기억에 의해 연주되며, 악보는 과거의 기억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다윗은 하나님이 오래전부터 이루어 오신 일들을 떠올립니다. 음악이 연주되는 내내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음조는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늘 한결같은 분이시다!" 그분의 사랑과 능력에는 늘 변함이 없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자신의 백성을 향해 따스한 마음을 품으시며, 저항할 수 없는 능력으로 대적들을 휩쓸어 버리십니다. 이 시편의 후반부에는 바로 이런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11절). 여기서 다윗은 하나님이 이전에 행하셨던 일들을 지금도 행하시며, 앞으로도 행하실 것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분은 결코 변함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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