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불순종의 경고와 회복의 약속

예림의집 2020. 6. 4. 14:37

불순종의 경고와 회복의 약속

 

신명기 28장은 앞서 4장 44절-26장에서 선포된 율법의 준수 여부에 따른 축복과 저주를 담고 있습니다. 모세는 먼저 하나님을 향한 순종이 전제될 때 약속된 복을 설명합니다(1-14절).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주신 말씀대로 순종의 삶을 산다면,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누릴 것입니다(1-6절).

순종에 따른 복은 세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대적에 대한 승리(7-10절), 후손의 번성과 번영(11-12절), 그리고 세계에서 일등 국가가 되는 복입니다(13,14). 하지만 곧이어 축복의 내용과 상반된 저주의 내용이 매우 긴 분량에 걸쳐 언급됩니다. 언약 백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가나안 민족들이 아닌 이스라엘에게 주를 퍼붓는 모습은 생경하게 다가옵니다.

불순종한 백성을 향한 '진멸'의 경고: 28장에서 이스라엘에게 선포된 저주의 경고는 이례적으로 깁니다. 분량만 하더라도 복의 선언에 비해 4배에 달하며, 징벌의 종류는 거의 30여 가지나 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언약 백성이 된 이스라엘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따르지 않는다면 가나안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그 땅'에서 뽑혀 흩어지는 운명을 맞게 될 것임을 보여줍니다.

앞서 8장 19, 20절에서는 이스라엘이 다른 신들을 섬기고 절하면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가나안 민족들같이 그들도 멸망할 것이라고 엄히 경고합니다. 그런 점에서 진멸 전쟁은 가나안 민족들에게만 해당되는 가혹한 심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도 그 땅에서 율법을 어기고 죄악을 범한다면 가나안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진멸의 대산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가나안 민족들을 그 땅에서 추방하시고 '진멸(헤렘)' 하시는 이유는 그들이 행한 죄악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명하신 '진멸'을 그 땅에서 살아갈 백성을 교체하는 '이상적인 기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실제로 가나안 땅에서 행해진 진멸의 행태는 추방, 곧 '내쫓음'으로 나타납니다(2:22, 6:18,19, 7:1,22; 9:4,5, 11:23 , 12:2).

불순종으로 인한 재앙의 목록을 보면 뒤로 갈수록 재앙의 강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견디기 힘든 재앙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넋이 나가고, 그들이 신뢰하는 성은 포위되어 성안에 갇힌 굶주린 백성은 자녀까지 잡아먹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이 불순종할 때 당할 '진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