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율법을 두 번째 선포한 모압 평지

예림의집 2020. 4. 5. 17:04

율법을 두 번째 선포한 모압 평지


신명기는 모압 평지에서 전한 말씀으로, 모압 평지는 느보산 아래 위치합니다. 느보산은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약 46.5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느보산과 예루살렘 사이에는 사해와 요단강이 있습니다. 날이 맑으면 느보산에서 예루살렘 감람산 능선이 희미하게 뵈이고, 요단강으로 내려가는 구불구불한 길도 보입니다.

가파른 경사가 잠시 중단되는 넓은 중턱에 둘레가 약 15km, 되는 평지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모압 평지입니다. 일반적으로 모압 평지라고 하면 모압 지역이 평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확히 말하면 '모압으로 가는 평지'라고 해야 옳습니다. 모압이 이곳을 차지한 적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느보산에서 이어지는 길에는 깊이 내려가다 다시 올라가고, 또다시 내려가는 골짜기가 있습니다. 내려가는데 올라가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켜 '도깨비 도로'가 되기도 합니다. 모압 평지는 가나안에 보면 천혜의 요새입니다. 중간이 약간 들어간 평지기에 요단강 쪽, 특히 여리고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수를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해야 하는 여리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지역은 출애굽 때 헤스본 왕 시혼이 차지하고 있었고, 요단 동편 정복 전쟁 후 르우벤 지파가 차지했다가 아합이 죽은 다음에는 모압이 차지해 다스렸습니다. 이후 예수님 대는 갈릴리를 관할하던 헤롯 안티파스가 통치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이 평지가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한 달가량 이곳에 머물며 말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신명기(申命記, Deuteronomy)는 '새로운 명령', '두 번째 율법'을 뜻합니다. 모세는 모압 평지에서 출애굽 2세대에게 애굽에서 나와 모압 평지까지 이른 역사를 되짚어 줍니다. 1세대는 출애굽과 광야 생활에서 중추적 역할을 감당했음에도 가데스바네아에서 정탐꾼 열 명의 보고를 듣고 원망하며 불순종해 하나님의 선언대로 여호수아와 갈렙 외에는 모두 광야에서 죽었습니다.

이에 모세는 2세대에게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을 알려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는 십계명을 비롯해 핵심적인 율법을 정리해 2세대에게 전했습니다. 역사와 율법을 복습하면서 곧 들어갈 가나안을 예습하게 한 것입니다. 그는 가나안의 특징과 그곳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것을 알렸습니다. 이스라엘은 죄악으로 가득 찬 가나안에 형벌의 집행관으로 가기에 그 땅 백성을 진멸해야 했습니다. 예수님이 모압 평지 맞은편 유다 광야에서 시험 받으실 때 인용하신 구약성경 대부분은 신명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