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테네시주 애슐랜드 시립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환자는 여든두 살의 자존심 강한 남자였습니다. 그는 일 년이 넘도록 골수이형성 증후군으로 투병해왔는데, 그의 골수는 더 이상 혈액 세포를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면역 시스템은 이미 붕괴된 상태였고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포도상구균 감염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나는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가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선생님이자 농부였으며 지적이고 의지가 강하며 자신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깊은 신앙심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저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의사로서 죽어가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켜 달라고 호소하는 환자 가족들의 요구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반면에 죽어가는 그리스도인 환자는 그저 다른 세상으로 편하게 떠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었습니다.
때로 의사들이 이러한 요구로 인해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환자의 죽음을 늦추기도 하지만 그것은 최신 의료장비들에 의해 간신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환자의 생명은 때로 가족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지만 이 결정이 환자의 간절한 바람과는 거리가 먼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 환자 역시 하나님이 본향으로 부르실 때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나는 이 환자가 의료장비에 의지하여 생명을 연장하기를 원치 않았고 그의 바람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멀리 사는 환자의 일가친척들은 환자에게 각별 인사를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가족들이 한 번만이라도 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중환자실에서 그의 생명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의 가족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나는 지금까지 내가 목격해 왔던 수많은 죽음들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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