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후원 사역†/단단한 기독교

당시 나의 회개의 삶

예림의집 2020. 3. 5. 21:36

당시 나의 회개의 삶


거의 10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그 개념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20세기 영국의 위대한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설교집을 통해서였습니다. 이미 로이드 존스 목사의 설교집 몇 권을 읽고 큰 은혜를 받고 있던 터라, 시편 51편을 설교한 그의 책 <회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회개하지 않은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된 적은 없습니다. 당신의 삶에 회개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표를 떼어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삶에 회개의 특징'이 나타나야 한다니! 여기서도 회개는 삶과 연관된 어떤 거대한 개념이었고, 저는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게다가 로이드 존스 목사는 한층 더 무서운 말을 했습니다. 삶에 회개의 특정과 성향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즉시 자신을 돌아보았고, 회개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당시 제 '회개'의 삶은 이런 식이었습니다. 일단 일주일 내내 맘껏 죄를 짓습니다. 그리고 주일 예배 시간에 늘 죄를 고백했습니다. 예배 중간에 '합심 참회 기도'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생각나는 죄를 하나씩 고백했습니다. 가족에게 화냈던 것, 포르노그래피에 심취했던 것, 부정했던 일, 거짓말 등, 죄를 하나씩 고백할 때마다 그 죄가 지워진다고 믿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지은 죄를 일일이 다 고백하기엔 '합심 참회 기도' 시간은 너무도 짧았습니다.

신자가 되어 죄를 고백하던 초기에는 이 시간에 눈물도 많이 흘리고 가슴 절절한 회개를 쏟아놓았습니다. '합심 참회 기도' 시간만으로는 모자라 매일 같이 죄를 고백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며 죄를 고백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동시에 형식적이 되어 갔습니다. 지난주 또는 어제 했던 회개를 계속 반복하자니 지쳤기 때문입니다. 이놈의 죄는 회개해도 또 짓게 되고, 또 회개해도 또 짓게 되고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죄를 하나 지으면 반드시 그 죄를 고백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 죄가 남아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겠지만(그래도 예수님을 믿으니 지옥에는 안 갈 거라고 믿었지요) 나중에 하나님께 책망을 듣거나 일상에서 어떤 저주를 받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형벌이 두려워서 회개를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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