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또 비울수록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이번 한 주간도 내내 평안하시길 빕니다. 일본의 한 만화가가 10년간 일본의 저명인사 200명을 인터뷰하면서 ‘존경할 만한 어른의 공통점’을 찾아봤답니다. 첫째, 불평하지 않는다. 둘째, 잘난 척하지 않는다. 셋째, 늘 좋은 기분을 유지한다. 우리 모두, 존경할 만한 어른이 되기 위하여 힘썼으면 합니다.
아침 햇살을 등에 진 딱따구리 한 마리가 줄기만 남은 고사목 꼭대기를 마냥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생명을 잃은 느티나무 고사목이었습니다. 자신을 텅 비운 그 느티나무는 딱따구리를 불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줄기가 꽉 찬 나무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였습니다. 자신의 몸을 비운 나무는 비어있는 공간에 다른 여러 생명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나무줄기를 썩혀 작은 풀꽃에게 거름으로 내주고, 가느다란 틈은 개미들에게 보금자리로 내주었습니다. 비어있는 공간은 생명이 움트는 터전이었습니다. 갓 태어난 애벌레들이 꼬무락거리고, 큼지막한 거미는 거미줄을 드리우고 사냥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무는 살아있는 동안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모자랐던 가 봅니다. 끝까지 남김없이 비우고, 종국에는 껍데기만 남은 몸으로 새 생명들을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느티나무 고사목은 마침내 산산이 부서져서 한 줌의 재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비울 것입니다. 비우고 또 비울수록, 지상의 생명은 그만큼 더 풍요로워집니다.(출처; 샘터, 고규홍)
생활전선에서 물러난 어른들, 그 나름 할 일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입으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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