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탐욕
탐욕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맹위를 떨치는 악이라고 해서 비단 현대 사회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탐욕이 얼굴을 숨긴 채 활동했다면, 오늘날에는 아예 드러내 놓고 활개를 치고 있을 분입니다. 성경을 보면 탐욕과 관련된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나타납니다.
수도사 에바그리우스는, 사탄이 예수님을 높은 산으로 끌고 가서 천하만국을 보여 주며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마태복음 4:9)는 말로 그분을 시험한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해석했습니다. 사탄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조차 재물에 대한 욕망을 가졌다고 보았다면, 일반 사람들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탄은 의인이었던 욥에 대해서도 그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그가 지닌 소유 때문이라고 참소하였고, 그것을 빼앗기면 더 이상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욥기 1:10,11).
구약 성경에는 탐욕의 시험에 빠진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민수기에 나오는 선지자 발람은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는 대가로 얻을 재물에 눈이 어두워져 모압을 향해 가다가 나귀에게 책망을 받았지만(민수기 22:21-33). 끝내 모압 왕 발락에게 이스라엘을 범죄의 길로 이끄는 책략을 제공했습니다(요한계시록 2:14).
아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여리고 성에서 취한 노획물을 빼돌려 자기 집에 숨기는 죄를 지음으로써 아이성 전투에서 이스라엘을 패전으로 이끌었습니다(여호수아 7:21). 아합 왕은 나봇이 소유한 포도원을 탐하여 거짓 증거로 그를 죽게 하고 결국 그것을 탈취했습니다(열왕기상 21:1-16). 선지자 엘리사를 들먹여 나아만 장군에게 재물을 받았다가 나병에 걸린 사환 게하시의 이야기(열왕기하 20-27)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편 신약에는, 베드로 앞에서 헌금의 일부를 숨기고 거짓말을 하다가 그 자리에서 즉사한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이야기(사도행전 5:1-6)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잠언과 전도서, 복음서와 사도들의 서신서들에는 탐욕에 관한 직접적인 교훈과 경고가 곳곳에 기록되어 있으며, 예수님이 공생에 기간에 가르치신 교훈들 가운데서도 탐욕과 관련된 것이 15퍼센트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탐욕에 해당하는 가장 정확한 성경 용어는 신약에 나오는 '플레오넥시아(pleoneksia)'입니다. 이것은 돈에 대한 통제되지 않는 욕망을 뜻합니다. 예수님이 형과 유산 다툼을 벌이던 한 사람에게 탐심을 물리칠 것을 권고하실 때(누가복음 12:15), 그리고 바울이 새사람이 된 성도가 벗어 버려야 할 옛사람의 속성 중 하나로 탐심을 언급할 때(골로새서 3:5; 에베소서 5:5) 바로 이 단어가 쓰였습니다.
한편 구약의 하마드(hamad)와 신약의 에피투미아(epithymia)라는 단어도 간혹 이 뜻으로 쓰였는데 모두 '강한 욕망'을 가리킵니다. 탐욕은 본질적으로 저항하기 힘든 제물에 대한 강렬한 욕구로서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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