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의 최고 이데올로기
"It's the economy, stupid!"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이 말은 세간에 자주 회자되는 유명한 말입니다. 1992년 빌 크린턴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선고 참모 제임스 카빌이 내뱉은 말이기도 합니다. 그는 다른 선거 참모들이 제시한 전략들을 일축하며 사람들의 '더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을 건드리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991년은 소련 해체와 걸프전 승리 등으로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굳건해진 반면 경제가 하강할 틈을 보이기 시작하던 때였고, 참모진은 정확하게 그 틈을 타고 들어갔습니다.
"현재, 4년 전보다 더 잘 사십니까?" 이 선동적 구호는 먹혀들였고, 철옹성 같던 부시의 인기를 무너뜨렸습니다.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경제 대통령!", "747!" 등의 구호로 점철된 2007년 한국 대통령 선거 역시 이와 너무나도 유사했습니다. 선거 구호는 처음부터 끝가지 '경제'였고, 경제 전문가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노골적으로 탐욕을 겨냥한 후보가 마침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처럼 탐욕은 오늘날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력한 힘입니다. 왜냐하면 탐욕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탐욕은 도덕적 악의 이미지가 현저히 탈색되고, 물질적 풍요와 성장을 이루게 하는 동력을 넘어 일종의 선으로까지 여겨집니다.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합법화된 탐욕 체제"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즉 자본주의를 '합법화된 탐욕 체제"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즉 자본주의는 '풍요'에 의존하며 '끊임없는 성장'이라는 전제 위에서만 지탱되는 체제이고, 그와 같은 성장에 인간의 탐욕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 사람들이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는 것은, 무엇보다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입니다. 돈은 탐욕을 확실하게 만족시키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피터 크리프트는 현대인들이 성이나 권력보다 제물의 유혹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는데, 돈만 있으면 사실상 성이나 권력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의 채고 관심사는 자유와 정의 같은 가치에서 돈과 행복으로 대체되었고,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욕망을 떳떳하게 밝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대학가에서조차 부자학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근의 사회 분위기는 문화 이상으로 일종의 종교와도 같으며, '부자병'이라 불리는 제물욕을 다스리기가 개종만큼이나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욕망을 만족시키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일반적 생각과는 달리, 성경은 욕심은 죄를 낳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악이라고 경고합니다(야고보서 1:15). 단테 또한 탐욕은 마치 굶주린 늑대마냥 사람들과 그들의 행복을 갈가리 찢고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초대의 적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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