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성격과 그 딸들
이처럼 '만족을 모르는 재물에 대한 욕구'를 의미하는 탐욕(avarice)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아바리티아(avaritia)'에서 나왔습니다. 수도사 에바그리우스는 강물이 모여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만 결코 바다를 채우지는 못하듯이(전도서 1:7), 탐욕도 어떤 것으로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바다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그 속성상 만족을 모르기에 늘 '조금 더'를 외치고 '이제 그만!'이라고 말할 줄 모릅니다.
24시간 편의점의 대표인 '세븐 일레븐'은 탐욕의 이런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아침 7시에서 밤 11시가지 영업을 하겠다는,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영업 방침을 가지고 1927년 미국 달라스에서 처음 문을 연 이 편의점은 실제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1962년부터는 아예 24시간 내내 문을 열기로 하고 무한 영업으로 확대 전환했습니다. 밤잠을 자지 않고 영업을 하겠다는, 인간 욕망의 끝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 주는 모델인 셈입니다.
단테는 윤리적, 정치적 차원에서 훨씬 심각한 사회적 부패와 폐해를 낳는다는 점에서, 탐욕을 탐식이나 정욕보다 훨씬 더 악한 죄로 간주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탐욕은 남과 나누려 하지 않는 '인색함'과, 오직 자신만을 위해 흥청망청 소비하는 '탕진(혹은 낭비)'이라는 양면성을 지닙니다. 이런 속성 때문에 탐욕은 이웃에 대한 사랑을 극도로 제한하고, 한편으로는 도박이나 투기라는 도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분별력을 잃고 이웃의 재산이나 심지어 친구의 배우자까지도 자기 소유로 삼고 싶어 합니다.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은 바로 이런 경향을 금지한 계명입니다. 6세기의 그레고리우스는 탐욕이 '배신, 사기, 거짓, 위증, 불안, 폭력, 냉담'이라는 일곱 딸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물욕에 사로잡히면 때로 회사나 국가를 배신해서 그 기밀까지도 경쟁 회사나 국가에 팔아넘기는 배신을 자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 부담이 있음을 알면서도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게 됩니다. 사기를 쳐서 남의 재산을 취하기도 하고, 영향력 있는 자리를 이용하여 뇌물을 받기도 합니다. 때로는 지위를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폭력'을 행하게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물욕에 이끌리면 조바심과 초조함이 커집니다. 무언가를 획득하기 위해, 도 비록 획득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경쟁해야 하기에 늘 긴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지려는 욕망이 강할수록 타인에게 베풀기가 힘들고 무정해지게 됩니다. 탐욕은 이러한 수많은 치명적인 악들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대죄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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