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의 여성 불평등
수많은 시대를 거치고 인간은 마침내 인간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가치를 드높이고 인간에게 존엄성을 부여했다. 그리고 나의 인간성이 존엄하다면 타인의 것도 마찬가지이므로 인간은 서로를 대등한 위치에 놓았다. 이른바 인간 평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을 차별하는 행위를 우리 사회는 더욱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 행위가 멸종해버린 것은 아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차별,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 특히 여성에 대한 차별은 가까운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여성차별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것이며 성경에서도 당시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은 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은 그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풍조는 신약으로 이어져 교회는 여성의 역할을 ‘순종’에 맞췄다. 아내가 남편의 머리 위에 있어선 안 되며 남편의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성경을 교본 삼는 현대 교회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현대 교회는 여성이 어떤 직분을 갖는 것을 금하거나 중요한 안건에 대한 발언권을 부여하지 않거나 하진 않는다. 누구든 섬김의 마음이 있으면 귀하게 여기고 재능이 있으면 그 재능을 발휘하게 해주는 통로가 바로 교회다. 그러나 모든 교회가 이와 같이 아름다운 모습은 아닌 모양이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젊은 교회여성 의식조사 분석과 대안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과거 70~80%였던 여성 비율이 2012년 57.5%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 원인은 남성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등 교회가 남성중심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일례로 교회 내 여성 리더의 숫자는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부족하며 일부 교단에선 여성 목회자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이것은 왜 그러한가? 가장의 권위를 세우고 순종적인 아내상을 제시한 초대교회의 잔재가 남았기 때문이다. 교회의 모범이자 표본인 초대교회에서 이러했으니 전통을 따라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 사회를 생각해보면 교회의 처사는 여성들의 인권을 오히려 존중해주고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구약 시대는 말할 것도 없다. 일반 여성은 사회의 가장 하층민이었으며 노예였고 소유물이었다. 교회는 그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 것을 종용하며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구약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도 많다. 혹자는 구약성경을 읽으며 성경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본처 외에 다른 여자들을 거느리는 일부다처제
-여성을 동물과 함께 취급하여 병사들이 나눠 갖도록 하는 인권 유린
-월경이나 임신하는 여자를 부정하다며 공동체로부터 격리
-여자아이를 낳았을 땐 남자아이의 경우보다 일주일이 더 부정함
-당대의 의인이라던 롯이 폭도들로부터 손님을 구하기 위해 두 딸을 내어줌
-번제로 드려질 상황에서 이삭은 살아났으나 입다의 딸은 번제로 드려짐
-인구조사에서 여성이 제외됨
-여성을 집, 밭, 가축 등의 재산과 항상 함께 언급하며 소유물 정도로 간주
-결혼한 아내가 처녀가 아니었다면 돌로 쳐 죽이라고 하나 남편에 대한 언급 없음
-전도서 기자는 ‘해답을 찾는 남자는 천에 하나 있을까 하지만 여자들 가운데엔 하나도 없다’고 발언
-아론과 미리암이 똑같이 모세를 비판했지만 여자인 미리암만 문둥병에 걸림
이런 모습만 떼어놓고 보자면 성경은 굉장히 여자에게 가혹한 것 같다. 그러나 최초의 범죄가 하와로부터 시작되었고 당시의 악한 풍습과 사회적 풍조를, 그리고 성경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잘못 해석한 데에서 발인한다.
그 옛날의 교회가 당시 풍습을 반영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을 모색한 것이니 오늘날의 교회도 오늘날의 문화를 반영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온고지신이라 하였다. 옛 것을 익혔으면 그것을 미루어서 새 것을 익혀야지, 언제까지나 옛 것에 얽매여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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