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가족을 위한 심리학
1장에서는 이 책을 쓰는 이유가 다양한 사례조사와 많은 정보들을 입수하여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야기 되었던 이혼과 이혼가정에 관한 이야기들을 좀 더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쓰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절망과 절망을 이겨낸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시작하며 여는 것은 현실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급증한 이혼율은 사회 여러 방면에 타격을 주었다. 이혼으로 인해서 이혼 가정의 아동뿐만 아니라 부부 당사자들에게도 심리, 사회경제, 사교 면에서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다시 아동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돌아간다고 이야기한다. 가정이 해체되는 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서 이혼율이 높아지게 되면 그 영향이 정부정책과 결혼과 이혼에 대한 사회적 태도나 규범, 또 정신건강이나 교육 등등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현 한국사회나 미국사회, 전 세계적으로 그러한 영향을 받은 직업과 정책, 관점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나 이혼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것이 크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유는 부모의 이혼이 성인자녀의 이혼과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이혼가정의 자녀는 결혼을 평생 지켜져야 한다는 사회적 규범에 상대적으로 얽매이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결혼제도가 갈수록 약화되게 만들고 그렇게 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옛 세대보다 지금의 세대에서 배우자에게 동료애를 기대하고 결혼을 가족 중심이기 보다 개인 중심의 개인 이익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저 괜찮은 결혼’이라는 용어를 언급하며, 고통스러운 결혼생활을 끝까지 노력해야한다는 월러스틴의 주장을 무리한 요구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관은 개인주의적이고 개인의 욕구를 더욱 중요시 여기는 저자의 의도가 보인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결혼을 볼 때, 이렇게 배우자의 어려움을 받아내지 못하고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약한 소리’처럼 들린다. 배우자의 단점과 약점을 성장시키고 그 사람을 더욱 나은 사람이 되게끔 돕는 ‘돕는 베필’로서의 자기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이혼과 이혼의 극복에 대한 이론적 관점과 방법론을 설명한다. 처음으로 나온 것이 유동성 모형인데, 이를 통해 드러난 것은 질적 연구에서는 사람마다 이혼과 관련한 경험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DVFM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형에 포함된 각 변인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을 ‘이야기 만들기’라고 지칭한 접근법을 통해서 이뤄가려 한다. 이것은 삶의 중요 사건을 이야기형식으로 풀어내며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스트레스에 대처 할 대 중요한 방법이 상실의 경험을 이야기로 만들어서 친근한 사람들에게 토로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봤을 때, 이야기 만들기는 ‘상실’이라는 것을 직면하고 해결하는데 중요한 방법론으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에 소개된 학생들의 이야기들 들을 때, 그들의 이야기가 가족에 얽힌 현상에 관한 문화적 틀에 영향을 받은 이야기라는 사실을 주의하고 넘어간다.
학생들의 이야기는 강의와 토론 이야기를 듣는 것을 통해서 모아졌다. 약 1,200여 편의 이야기들을 초판과 개정판에 실어놓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사례에서 주의할 점을 에머리의 주장에 동의하며 설명한다. 이혼이 본질적으로 상실 경험과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 학생들의 사례에 의미와 중요성이 담겨 있지만 개인의 시점에서 이해한 경험만 반영된 이야기라는 점, 학생들이 부모의 이혼에 관한 관점이나 의견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는 점, 이 책에 소개된 학생들이 부모의 이혼을 감당하는 모든 학생들의 대변자가 아니라는 점, 응답자의 반응이 외부의 의견에 의해서 오염됐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사례를 확인하고 비교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의 경험이 얼마나 다채롭게 생겨났는지를 볼 수 있다.
3장은 절망의 목소리이다. 이혼을 통해서 가슴 아픈, 분노와 절망, 상실감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목소리로 이루어져있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학생들은 보통 충격과 환멸, 상실감과 허탈감 등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고통스럽고 상실감을 준 이혼의 경험이 집중력을 흐트려 놓기도 하고, 또 관계나 결혼, 교제에 있어서 관점의 변화를 주기도 한다. 부모의 이혼 과정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녀들이 그 과정과 양측 부모 사이에 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과정에서 부모가 싸우고 이별하는 것을 지켜보며 슬픔과 고통 속에서 그 과정을 함께해야 하고, 이혼 후에도 그 경험을 자녀들의 삶속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이혼 과정에서 자녀를 중간에 둔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지켜줄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저 서로에게 화를 내며 자기들이 얻을 것을 위해서 자녀들을 법정에 세우고 그저 ‘증인’으로 함께 그 과정에 있도록 만든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불신과 현실에 대한 슬픔, 그리고 분노가 생기게 된다. 또한 앞서서 이야기 한 부분이지만, 부모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을 한 경우에 자녀는 관계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다. 특히 연애관계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월러스틴 등이 부정적 영향으로 이야기한 부분을 입증해주는 사례가 되기도 한다. 마지막 사례로 살펴 볼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이혼으로 가뜩이나 힘든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형제가 죽음으로 인해 더욱 깊은 절망과 슬픔, 방황과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장을 통해서는 이혼이 아이들에게 절망, 혼돈, 혼란, 슬픔, 냉소, 부모 사이에 끼인 기분, 고통, 광기와 같은 감정과 태도를 형성한다고 말해준다. 젊은 사람들은 부모의 이혼을 삶의 다른 상실 경험인 학교생활의 어려움, 연애의 난관, 낮아진 자존감과 관련지어 받아들인다고 한다.
4장에서는 부모의 이혼과 관련된 상실과 고통을 조금 덜 느낀 학생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4장의 학생들은 나쁜 이혼보다 좋은 이혼을 경험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큰 상처 없이 이혼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관계에 대한 기대가 크게 손상하지 않는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부분이 있지만, 고통과 상실 또한 함께 묻어나옴을 볼 수 있다. 4장에서 볼 수 있는 희망에 관련한 것을 정리하자면, 이혼을 예의바르거나 우호적인 과정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 이혼을 통하여서 양육의 질이 향상 될 수 있다는 점, 이혼의 결과가 개인마다 다르고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모든 당사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하겠지만 노력을 하며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고통과 슬픔의 시간을 지내면서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점, 부모가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갈등이 빈번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점, 그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결혼이 충분히 좋은 결혼이 아닐 수 있다는 점 등이다.
희망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4장의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이혼 후에 자녀들이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부분들을 미래지향적 관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현재에 경험하는 슬픔과 상실의 문제를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슬픔과 절망, 상실의 슬픔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혼의 문제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보려는 주장은 자칫, 과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희망의 목소리들을 담은 이 장에서 ‘그렇다’라기 보단 ‘그럴 수도 있다’라는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이는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보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러한 내 생각과 또 다르게 이혼 후에 새아버지 또는 새어머니가 자녀를 기르는 데에 훌륭한 역할을 하면서 자녀의 성장과 성숙을 돕는 사례들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하여서 이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혼을 통해서 가진 충격과 절망적인 심리를 이겨내고 더욱 성숙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하지만, 나는 삶의 문제와 위기를 넘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결코 이혼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성숙해가고 삶의 어려운 문제를 넘어 간 것은 개인의 노력과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그들을 더 큰,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줬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저자는 개인을 성장하게 해준 ‘이혼’이라고 이혼에 방점을 두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혼이라는 삶의 큰 위기와 문제를 잘 풀어나간 ‘개인’에 방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이 이혼하는 경험을 통해서 이혼 자녀들은 그저 괜찮다고 여겨지는 결혼생활에 대한 거부를 함으로써 더욱 신중하게 결혼과 연애, 삶을 바라보고 결정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저 감정적으로 좋다고 결혼해서 현실을 직시하고 치고 박고 이래저래 싸우는 것 보다 신중하게 삶의 큰 선택과 그 큰 선택 중의 하나인 결혼과 교제라는 부분을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는 성경적인 관점에서 결혼을 바라볼 때, 나와 타인을 성찰하고 깊이 생각하여 나의 약점과 타인의 약점을 발견하고 어떻게 그 부분을 채움 받고 채워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혼에 대한 신중한 의사결정은 결혼과 가정에 대한 올바르거나 확실한 가치관을 형성하게 해서 모호하게 형성된 가치관을 가진 경우보다 더욱 발전된 가정생활을 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4장의 결론 부분인 좋은 이혼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좋은 이혼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근거들이 오직 이혼으로만 가능한 긍정적인 부분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혼을 통해서 크게 성장하고 그거 괜찮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하고 좀 더 바른 관점을 기르는 것들을 통해서 이혼이 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개인의 성숙은 이혼을 통해서라기 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그만큼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혼과 가정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가치관은 우리가 수업을 듣는 것처럼 교육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다른 방법을 통한 습득이 더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5장은 이혼을 통해서 학생들의 삶에서 부모가 부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례를 통해서 말해준다. 초판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부재를 주로 다루었는데, 개정판에서는 무관심한 어머니의 사례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아버지의 부재가 아닌 부모의 부재라는 이름을 달았다고 설명한다. 참, 가슴 아프다. 아버지의 부재, 아버지의 무관심 또한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어머니의 무관심과 부재는 참 아버지와는 또 다르게 마음을 어렵게 한다.
책의 사례를 통해서 본 아버지의 부재에 관한 내용들 중에 첫 번째로 소개된 것은 아버지가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하지만 그 ‘때’가 너무 늦은 것이다.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버지를 찾는 딸인데, 떠나버린 아버지를 기다리며 아버지와 관계를 맺어갈 것을 바라지만, 가끔씩의 소통도 귀찮아하는 것 같은 아버지 때문에 그 노력과 마음이 냉소적이게 되고, 또 자녀의 삶에 영향을 미쳐 연애관계를 맺을 때도 남자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버지의 탓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두 번째로 소개되는 것은 아버지가 너무 바쁜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며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못한 아버지를 무시하거나 그런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홀해져 더 이상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보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례들을 본다면 너무 일찍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게 된 사례, 이혼하여 잘 보지 못한 아버지를 여읜 사례, 상처를 주며 떠나는 아버지를 다룬 사례 등 아버지와 멀어지거나 관계가 끊어지면서 발생하는 슬픔과 상실감 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가 자녀들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떠난 것으로 인해 가정의 가장의 역할을 맡아야 했던 남학생의 사례를 통해서 그 학생이 독립적이고 강인하게 살아가야 했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아들과 딸이라는 차이가 이혼 후, 아들에게 특히나 더 막중한 책임감과 무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남자로서 나이가 들어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자신이 부모가 되어 가정을 이끄는 것도 힘든데, 갑작스런 가장의 역할이 개인을 얼마나 힘든 고통과 슬픔,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끌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절적하다. 한쪽의 입장에서 사건이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치우친 관점이고 편견을 불러 올 수 있다. 우리 부모님도 자주 싸우시고 했었는데, 한번은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가 왜 그렇게 하셨는지를 듣게 될 기회가 있었다. 아버지가 힘들게 살아오시고 부모님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오롯이 아버지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후로는 부모님의 갈등과 다툼 속에서 다 아버지가 잘못했고, 아버지가 나빴다는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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