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유전적-발전적 벙법(the Genetic-Progressive Method)
구약신학의 범위, 기능, 그리고 구조에 관한 한 이 방법론은 다양한 양상으로 표현된 전통적 방법론 중 하나이다. 레만은 “성경신학의 방법론”을 정의하면서, 그것은 “역사적 발전 원리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방법론은 “성경이 제시하는 대로 하나님의 계시를 펼쳐 나가는 것”이다. 펼쳐지는 계시는 “신적 계시의 시기 혹은 시대”를 따라 역사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또한 성경 계시 자체가 신적 계시의 시대 사이에 있는 분기점을 명백히 그어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신적 계시는 하나님께서 노아, 아브라함, 모세와 맺은 몇 개의 언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 모든 것이 성경의 “유기성(organic being)”과 “자체 해부도(anatomy)”를 드러내고 있다. 그의 방법론은 “점진적 계시(progressive revelation)”의 발전 방법에 영향을 바은 것이 분명하다.
레만은 그의 작품을 히브리 정경의 구분법을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눈다. 제 1부에서는 창조와 타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를 다루며, 타락으로부터 아브라함을 통하여 족장들까지 나아간다. 그 다음으로 모세 시대에 주어진 계시와 예배를 다루며, 모세가 최종적으로 율법을 강해한 것과, 오경에 나타난 죄와 구원에 대한 제목 연구에 각각 한 장씩 할애한다. 제 2부에서는 전후 선지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를 다룬다. 이 안에는 선지자직의 등장, 위치와 성격, 전선지자들의 신학, 앗시리아 시대의 선지자들의 신학, 이사야 40-66장의 신학, 갈대아(신바벨론) 시대 선지자들의 신학, 포로기와 페르시아 시대 선지자들의 신학을 세분하여 다루고 있다. 제 3부는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와 욥기의 순서를 따라 성문록의 신학을 다룬다.
이 방법은 아주 값지고 귀중한 통찰력을 많이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경의 삼구분법을 따라 성경신학을 셋으로 구분하는 것은 “역사적 발전”을 유전적으로 찾아내는 방법과 조화될 수 없는 갈등을 일으키는 것 같다. 왜냐하면 히브리어 정경의 구분법은 역사적인 발전을 일관성 있게 제시하지도 않으며, 또 그렇게 의도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만은 그의 구약신학에서 자신이 제시한 방법론을 성공적으로 따랐다고 볼 수 없다. 그의 구약신학은 일관성 있는 역사적 발전 없이, 정경의 삼분법이 제목별/각 권별 연구와 뒤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책은 연대 설정도 안 된 채 소개되고 있으며, 완전히 “역사적 발전” 밖에 있고 펼쳐지는 계시와 유전적으로 아무런 관련 없이 다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유전적 방법론에 대한 이 모델이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캠브릿지 대학의 유명한 학자 클레멘츠(지금은 런던 대학에서 일하고 있음-역자 주) 역시 넓은 의미에서의 유전적인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연작 『구약신학: 새로운 접근』은 구약신학에 대한 서문 혹은 서론으로서 방법론 문제와 연관하여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클레멘츠는 그의 연구 논문을 여덟 개 장으로 나누고 있다. 제 1, 2장은 방법론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또 연관된 이슈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가끔 깊이가 없는 경우고 있다). 제 3장으로부터 6장까지는 클레멘츠가 구약에 나타난 중심 주제로 여기는 것을 다룬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란 주제에서는 하나님의 존재, 이름들, 임재와 독특성 등을 다룬다. 여기에서 그는 역사적-유전적인 발전의 흐름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이런 방법론은 “약속으로서의 구약성경”이란 장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카이저처럼 이 주제가 구약성경에서 중심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많은 구약신학자들과는 달리 클레멘츠는 한 주제를 중심으로 구약신학을 구성하는 원리를 거부한다. 그에게 있어서 구약의 통일성이란 한 주제나 중심이나 구성 원리나 혹은 형식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 자신의 속성과 존재가 구약성경의 통일성을 만들어준다….” 우리는 독자적으로 이와 같은 방향을 제시하였다.
“하나님의 백성”을 다루는 장은 백성과 나라의 관계, 선택신학과 언약신학을 다루고 있다. “율법으로서의 구약성경”은 오경에 나타난 토라의 의미를 추적하고 그것이 선지자의 글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피면서 그것을 “율법”과 비교하고 있다.
구약신학에 대한 다른 접근법들과 대조적으로, 클레멘츠는 정경의 의의를 부각시킬 뿐 아니라 히브리 성경의 정경, 즉 구약성경은 그 자체로 그리고 스스로 구약신학을 위한 권위 있는 규범이라고 힘차게 논증한다. “‘정경 개념’과 ‘신학’개념 사이에는 실제적인 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이 글들이 거룩한 책인 정경으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담고 있는 것으로 표시되며, 여전히 권위있는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일 대학의 학자 차일즈의 관심과 비슷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구약성경의 권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로 정경 개념이며, 그것은 여전히 20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적절한 신학을 던져주는 힘을 갖고 있다”는 클레멘츠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이리하여 그는 구약신학을 순수하게 서술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거부한다. “구약성경이 우리에게 영원한 하나님의 계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엄격한 역사화 작업”은 적절하지 않다.
구약신학의 울타리로서 구약의 정경성을 강조하는 입장은 최근의 토론에서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약의 정경 속에 담긴 글들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이다. 구약신학을 위한 벙법론의 적합성을 시험하는 전형적인 방법은 구약 전권을 그 모든 다양성과 부요성과 함께 묶을 수 있는냐 하는데 있다. 모든 구약신학들은 지혜문학(잠언, 욥기, 전도서, 아가서)을 다룰 때 어려움을 느낀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폰 라드, 침멀리, 베스터만에게서 보게 된다. 이들은 구약의 지혜문학을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응답으로 본다. 그러나 클레멘츠만큼 구약정경에서 이 부분을 무시하는 학자는 없다. 그는 그의 구약신학에서 이것을 완전히 빼어버렸다. 이것은 클레멘츠가 율법과 선지자, 그리고 약간의 시편만을 정경으로 여겼다는 것을 말한다. 비록 그의 책이 강의를 하면서 다듬어진 것이긴 하지만, 지혜 문학을 완전히 배제해 버린 것은 지나쳤다.
클레멘츠의 “참신한 방법론”은 “구약성경을 기독교인으로 연구하는” 새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신약성경이 구약을 해석하는 태도와 방법과 전제를 충분히 그리고 세심히 살피는 것”을 포함한다. 다른 무엇보다 이 방법은 “성경 자체가 통일성 있게 제시하는 핵심 주제들”을 기쁘게 연구하는 것을 포함해 준다. 최근에 쓰여진 구약신학 책 가운데 하나가 “마치 신약성경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쓰여졌으며 두 성경 사이의 관계는 구약신학의 중심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 사실을 생각할 때 이 “참신한 접근”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 샌더스와 블렌킨솝이 충분히 말해준 것처럼, 이와 같은 문제성은 더 이상 부인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구약신학에 대한 역사적-비평적 방법론들과는 강한 대조를 이루는 이 “참신한 접근법”은 구약신학의 방법론에 폭넓은 출발점을 제시해 준다. 구약신학은 더 이상 역사적이고 서술적인 작업으로 여겨질 필요가 없다(개블러-브레데-스텐달 학파의 주장처럼). 오히려 구약신학을 “구약성경에 대한 역사적 비평 분야에 종속시키기보다 독자적인 영역을 가진 신학의 분야로 수립해야 한다.” 이 주장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이것은 차일즈가 성경신학으로 대치하려고 하는 조직신학의 영역 안에 한 분야로 둔다는 것인가? 혹은 이것은 구약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로 두되 후기비평(post-critical) 방법론과 후기 역사주의자(post-historicist)의 방법론과 함께 둔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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