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교만: 영적 교만
사람들은 보통 권력과 명예 제물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것을 얻게 되면 우쭐되고 교만해지기 쉽다. 한 예로, 구약 성경에 나오는 두로 왕은 최고 전성기 때 획득한 재물과 준수한 외모 때문에 교만해졌다(겔 28:5, 17). 그런데 이런 일상적인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소위 경건한 자들이 빠지기 쉬운 교만이 있는데, 바로 영적 교만이다.
수도사 카시아누스는 수도원에 생활하는 수도사일수록 특히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엄중히 가르쳤다. 또한 라인홀드 리버는 교만을 '권력에 대한 교만' '지적 교만' '도덕적 교만' 그리고 '영적 교만'으로 나누어 언급하면서, 영적 교만이 이중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경건하고 기도를 많이 하는 신자일수록 영적 교만에 빠질 가능서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대표적 인물로는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을 들 수 있다. 그들의 일상은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율법에 따라 금식하고 구제하는 일로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이 바리새인들은 상성에 앉고 사람들에게 문안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눅 20:46). 자신이 거룩한 하나님의 율법을 가까이 하고 그와 간련된 직무를 행하기 때문에 당여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레고리우스는 영적 교만을 '화살'에 비유했다. 화살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예측할 수 없다. 성직이라 불리는 목회를 하고 있거나 남다른 영적 체험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특별한 은혜를 받은 거룩한 자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영적 교만이라는 화살을 이미 맞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의식하지 못한 채 화살을맞으면 그 상처도 훨씬 깊다. 그레고리우스는 이런 사라들은 무수한 악들은 피하였지만 그 모든 것보다 더 큰 악인 교만은 피하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버는 교만이 종종 도덕적 교만에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았는데,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도덕성 때문에 하나님께 깨끗한 자로 인정 받고 호의를 얻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로 교회와 신자들은 자신이 속한 신학 및 신앙 전통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이런 교만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네덜란드 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는 자신이 속한 개혁 교회를 향해, 개혁주의 신앙이라는 귀한 유산을 물려받은 것을 감사하되 그거으로 다른 신학적 유산을 지닌 교회를 폄화하거나 함부로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명백한 교만에서 나오는 승리주의적 태도는 다른 신앙 전통에 속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와 신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교회의 연합을 깨뜨린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영적 교만의 사례를 많이 경험한다. 기도를 많이 하는 신자들은 이런저런 일로 힘들어 하는 교우에게 간혹 사려 깊지 못한 신앙적 조언을 한다. "기도가 부족해서 그래요. 하나님이 이 일을 통해 당신에게 좀더 기도하라고 요구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는 이와 같은 영적 우월 의식에서 나오는 태도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욥이 자신의 범죄 때문에 혹독한 고난을 받았다고 볼 수 없듯이, 그 사람도 기돠 부족하거나 회개하지 않은 잘못이 있어서 고난을 당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당시 욥에게 신학적으로 '바른' 조언을 했던 세 친구들은 결국 하나님께 질책을 받았다(욥 42:7-9). 사람이 겪는 고난 중에는 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소관이다(신 29:29). 자신이 마치 해결 방법을 아는 듯이 조언하는 것은 영적 교만의 소치다. 하나님은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숨기시고, 오히려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그것을 나타내신다(마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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