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죽음에이르는7가지죄

교만의 특징-최후까지 남는 죄

예림의집 2013. 3. 22. 18:20

교만의 특징-최후까지 남는 죄

 

  교만이 모든 죄의 뿌리라고 말하는 데는, 다른 죄의 원천이라는 의미 외에 다음과 같은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교만은 뿌리처럼 땅속 깊이 박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지에 해당하는 모든 죄가 제거된 후에도 남아 있어 제거하기가 몹시 어렵다. 나무를 뿌리째 뽑지 않으면 언젠가 다시금 싹이 트고 가지가 솟아나듯이, 교만은 탐욕, 정욕, 담식과 같은 대죄들이 다 제거된 뒤에도 슬그머니 머리를 쳐들고 나온다.

  C.J. 루이스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교만이 얼마나 끈질기게 생존하고 활동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늙은 삼촌 악마는 젊은 조카 악마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신자가 겸손해지면 위기감을 갖고 긴급히 대응해야 한느데, 그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자기가 겸손해졌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내가 이렇게 겸손해지다니!' 하는 자부심과 만족감을 갖게 되면, 그 순간 자신이 겸손해졌다는 교만이 고개를 쳐들게 된다. 신자가 이것조차 유혹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면, 자신이 이렇게 근신하려고 한다는 사실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도록 만들면 된다.

  이 이야기는 교만이라는 악의 뿌리를 뽑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보여 준다. 정직하고 의롭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 역시 이와 유사한 갈등을 겼는다. 예를 들어 소득의 상당 부분을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을 위해 나누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 그런 삶을 도우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도덕적 자부심으로 자리잡으면서,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들에 대해 도덕적 우월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우리는 수도사들의 분투를 통해 교만의 끈질기고 강력한 속성을 엿볼 수 있다. 공동 수도 생활과 다양한 훈련으로 욕망을 다스리는 데 모든 힘을 쏟고 마침내 자기를 비우는 상태에 이르는 순간, 바짝 엎드려 숨어 있던 교만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모든 욕망을 다스리게 된 것에 감사하는 수난, 그 마음이 묘하게 자부심과 교만으로 변모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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