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위기와 불가항력적 은혜(1:8-2:25)-②

예림의집 2012. 10. 2. 21:55

위기와 불가항력적 은혜(1:8-2:25)-②

 

  이제 1:9-10을 보도록 하자. 이 두 절은 새 왕이 애굽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담고 있다. "그가 그 백성에게 이르되 '이 백성 이스라엘 자송이 우리보다 많고 강하도다. 자, 우리가 그들에게 대하여 지혜롭게 하자. 두렵건데 그들이 더 많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때에 우리의 대적과 합하여 우리와 싸우고 이 땅에서 나갈까 하노라' 하고."

  그의 이 말 속에는 8절에서 그가 가졌던 문제들 즉 "새로움"과 "요셉을 알지 못하는 것"의 문제 외에도 또 하나의 문제가 드러나 있다. 그것은 그가 이스라엘의 수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많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정말 실제로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사람들보다 숫자가 많았을까 하고 질문하는 것은 그의 말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두려움은 통계에 근거한 두려움이 아니라 심리적인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그의 이런 식의 두려움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백성의 대적자들에게 반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는 애굽의 바로와 모압의 발락 사이의 유비를 찾아볼 수 있다. 민 22-24장에서 발락은 마치 제2의 바로처럼 묘사되어 있으며, 모압은 제2이 애굽처럼 묘사되어 있다(특히 민 22:3-6). 첫째, 발락과 그의 백성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많다"는 것 때문에 번민하다(민 22:3). 여기에서 "많다"는 단어는 출 2:9에서 이스라엘 백성에 대해서 바로가 말할 때 사용한 단어와 동일하다(라브). 둘째, 모압이 이스라엘 자손 때문에 "번민하더라(민 22:3)이 표현은 출 1:12에서 애굽 사람이 이스라엘 자손 때문에 "근심하더라"란 표현과 동일하다(쿠쯔). 셋째 모압 백성들과 발람이 자신들과 이스라엘을 비교하면서 그들이 "우리[원문, 나]보다 강하다(민 22:6)"고 표현한 것 역시 출 1:9에서 바로가 이스라엘을 "우리보다 강하다"란 표현한 것과 사실상 동을하다. 넷째, 애굽과 모압 모두 현실화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출 1:10; 민 22:4). 다섯째,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이 애굽을 해할 생각을 갖고 잇었다는 증거는 본문상에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민수기 22장의 이스라엘 역시 모압을 해하려고 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신 2:9은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모압을 괴롭히지 말라. 그와 싸우지도 말라. 그 땅을 내가 네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롯 자손에게 아르를 기업으로 주었음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