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25:19-26 야곱의 탄생과 예정-⑦

예림의집 2012. 10. 2. 08:38

25:19-26 야곱의 탄생과 예정-⑦

 

  하지만 우리는 에서에 대한 이러한 묘사들이 긍정적인 시간에서 읽혀질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선 성경내에서도 "붉다(아드모니)"라는 단어는 구약 전체에서 에서를 빼고는 오직 다윗의 아름다운 외모를 묘사할 때에만 사용되고 있다(삼상 16:12; 17:42). 그리고 덜이 자라는 것은 높이 평가되었다(민 6:5[나실인]; 삼하 14:26[압살롬]; 아가서 5:11[나의 사랑하는 자에 대한 묘사 중]; 7:5[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묘사 중]). 반대로 털이 적거나 없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본문도 많다. 이사야 3:24은 심판의 때에 "대머리가 숱한 머리털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이사야 7:20은 심판의 때에 앗수르 왕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머리털, 발털, 수염을 깍아버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레미야 7:29은 심판의 때에 예루살렘더러 머리털을 깍고 붉은 산 위에서 통곡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증거들을 고려해 볼때 구약의 세계에서 털이 많은 것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긍정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듯하다.

  특히 에서가 털이 많은 것을 묘사할 때 내레이터는 "털옷같다"라고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옷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앗데레트는 왕이나 제사장, 혹은 선지자들의 외투 같의 외부에 걸치는 긴 옷을 나타낸다(왕상 19:13). "털옷"이라는 히브리어 어구 앗데레트 세아 표현은 스가랴서 13:4에서 선지자의 옷으로 언급되고 있다. 스가랴서의 이 구절은 엘리야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는 열왕기하 1:8과 열왕기상 19:13의 표현들의 조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스가랴 시대의 선지자들은 마치 엘리사가 엘리야의 옷을 물려받았듯이 자신들이 선지자임을 표시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이런 류의 옷을 입었던것 같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에서에 대한 묘사인 "붉고 전신이 털옷같다"는 표현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었을 수 있다. 또한 길가메쉬 서사시 역시 엔키두의 반문명적인 점을 부각하고 있다기 보다는 그의 영웅적인 몀모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쩌면 에서가 지닌 모습은 다윗처럼 왕후장상의 자태와 더불어 비범하고 영웅적인 모습을 가진 것으로 읽히도록 의도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