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1-7 ③
이처럼 이 짧은 단락은 굵직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의미하고 쓸데 없는 빈 공백과 같은 시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그것이 분명히 하나님의 목적을 가진 시간이면 결코 무의미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그 시간은 분명히 "약속하신 때를 갖고 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모든 것은 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약속을 갖고 있는 자에게는 낙심이란 없다. 그가 채워나가는 매 순간은 목적과 성취란 집을 위해 쌓여나가는 벽돌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앞에서 잠깐 살펴본 1:7을 좀 더 깊이 살펴보도록 하자.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란 구절을 읽으면서 성경을 좀 아는 독자들은 당연히 창세기 1:28의 지상명령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잘 아는 독자는 노아 홍수 후에 하나님이 노아와 언약을 맺으면서 창 1:28의 축복의 명령을 다시 반복하고 있는 창세기 9:1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1:7의 의의는 단순히 이 정도가 아니다. 좀 더 유심히 이 구절과 창세기의 본문들을 비교해보면 이 구절은 사실 창 1:28; 9:1의 창조 명령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드으이 족장들에게 주었던 많은 축복들과도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1:7은 창세기의 하나님의 명령과 축복들의 종합완결판 같은 것이다. 우선 창세기 1:28 및 9:1의 하나님의 지상 명령과 출 1:7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출 1:7 | 창 1:28; 9:1 |
생육하다 | 생육하라 |
불어나다 | |
번성하다 | 번성하라 |
심히 강하다 | |
온 땅에 가득하다 | 땅에 충만하라 |
위의 도표에서 보듯이 출 1:7에서 "불어나다"와 "심히 강하다"를 제외한 나머지 명령은 창 1:28; 9:1에 나오는 것과 정확하게 상응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꼭 알아야 할 점은 이 창 1:28; 9:1의 지상명령의 처음 두 단어인 "생육하다"와 "번성하다"가 사실은 창 1-11장의 원역사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으로부터 요셉까지의 족장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도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구절들의 목록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생육하다"란 명령과 "번성하다"란 명령은 서로 쌍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쌍으로 사용되지 않은 경우에도 문맥상 밀접하게 사용되고 있다(예, 17:2, 6). 그러므로 이 두 명령은 사실은 하나의 명령과 마찬가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따라어 이 둘 중 어느 한 단어만 나오는 경우에도 결국은 나머지 하나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두 단어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 단어들이 족장 이야기(창 11:27-50:26)에서 사용될 때는 주로 아브라함과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16:10; 17:2, 6, 20; 22:17; 26:4, 22). 아브라함이 죽음 이후에 이 단어들이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약속을 재확인할 때에 사용된다(26:4; 28:3; 35:11; 4:4 등). 여기에 예외가 되는 것은 요셉의 아들 에브라임의 이름에 파라를 사용한 경우와 야곱이 요셉에게 축복을 하면서 이 에브라임의 이름과 관련하여 파라를 가지고 언어유희를 할 때(41:52; 49:22) 뿐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파라와 라바는 아브라함의 주제어라고도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처럼 이 두 단어가 아브라함에게 사용되는 이유는 아마 아브라함이 이 원역사(1:1-11:26)와 족장 이야기(11:27-50:26)를 연결시켜 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창 1:28과 9:1에 사용된 단어들을 가지고 축복을 받았으며, 그 축복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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