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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1-7 ②

예림의집 2012. 9. 27. 09:48

출애굽기 1:1-7 ②

 

  첫째, 1절과 7절의 브네 이스라엘( בְּנֵי יִשְׂרָאֵל)이라는 어구가 중요하다. 이 어구는 1절에서는 "이스라엘(의) 아들들"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그리고 7절에서는 "이스라엘 자손"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이처럼 한국어에서는 다르게 번역되었지만 히브리어 원어상으로는 이 두 어구는 완전히 동일하다. 히브리어 명사 의 복수형은 문맥에 따라서 "아들"을 의미할 수도 있고 "~민족" 혹은 "~나라"란 의미에서 "자손"을 의미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이 동일한 어구를 가지고 내레이터는 1절에서는 "이스라엘, 즉 야곱의 아들들" 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7절에서는 "이스라엘 민족" 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이렇게 동일한 어구를 사용함으로써 내레이터는 이 짧은 단원 내에서 야곱의 아들들로 구성된 한 가족이 한 민족으로 변모되는 발전을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이 단원이 담고 있는 몇백년의 시간의 틈은 결코 무의미한 공백은 아니였다.

  둘째, 내레이터는 7절에서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 선언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님께서 창세기 전체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약속하셨던 "생육과 번성"의 모든 축복들을 이스라엘이 이미 성취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단원이 비록 이 짧은 몇절을 가지고 몇백년이나 되는 시간의 공간을 뛰어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기간은 결코 의미가 없는 허무한 기간은 결코 아니었다. 이 기간은 한 가족이 한 큰 민족으로 바뀌는 기간이었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창조 명령과 조상들의 모든 축복들을 성취하는 기간이었다. 즉 이 기간은 의미가 충만한 기간이었다.

  이렇게 볼 때 이 기간은 아직 덜 그린 서양화의 빈 공간 같은 기간이 아니라 동양화의 의미있는 여백과 같은 기간이었다. 동양화에서는 여백이야말로 작품의 한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심지어는 작품이 오직 여백의 미를 살리기 위해 그려지기도 한다. 이 처럼 "여백"은 그림 중의 빈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의미가 있는, 전체의 한 부분이다. 이 의미 있는 생략의 기간을 거치면서 이스라엘은 끊임없는 "번성(7절)"을 통해 우리가 보듯이 지면(地面, "온 땅", 7절)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의 지면(紙面)을 채운다.

생략된 몇백년의 기간은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기간이었고, 하나님의 뜻을 성취ㅐ 나가시는 기간이었다. 하나님이 이처럼 이 기간 동안 야곱의 자손들에게 특벽한 섭리를 베푸셨다는 점을 사도행전의 저자는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때가 가까우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번성하여 많아졌더니(행 7:17)." 여기서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듯이 이 여백의 시간은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분명히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때"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성을 가진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정해진 때가 되었을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 "번성하여 많아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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