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9-26 야곱의 탄생과 예정-④
이렇게 정리하도록 하자,
첫째, 이삭의 선택받음이 곧 이스마엘의 버림받음은 결코 아니다. 단지 하나님은 구속사의 경륜을 펼치시는 과정에서 아브라함의 계보를 활용하신 것뿐이다. 또한 아브라함의 계보를 활용하시는 중에도 하나님은 그 과정에서 생겨난 보조적인 계보들을 결코 무시하거나 내치지 않으시고 다 품어주셨다는 것을 우리는 이스마엘의 경우를 통해 확연히 알 수가 있다.
둘째,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결국은 다 아브라함으로 인해 축복을 받게 될 "땅의 모든 족속들"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부라함의 우산 아래에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은 이처럼 구속사가 시작되는 첫 순간부터 만민이 구원을 얻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브라함의 부르심의 목적은 그에게만 복을 주고자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얻게 하시는 것이다.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으로 인해 복을 얻는 사람들의 첫 번째 샘플인 것이다.
이제 다시 야곱 이야기의 본문으로 들어가보도록 하자. 20-21절을 보면 이삭이 사십세의 결혼한 아내 리브가는 "잉태하지 못하는" 몸이었다. 창세기의 다른 많은 주제들과 마찬가지로 족장의 아내가 잉태를 못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사라(11:30)와 라헬(29:31)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라는 후손의 약속을 받은지 25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다. 리브가 역시 20년 동안 그런 사애를 유지했다(참고, 26절). 라헬 역시 최소한 13년 동안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30:22-24).
그러나 이 나머지 둘과 리브가의 경우의 차이점은 나머지 둘의 경우에는 "무자함"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지만 리브가의 경우에는 이것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라의 경우는 12-20장 전부가 자식을 낳을 수 없어서 생긱는 무제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라헬의 경우에도 그녀는 29:31-35의 13년 동안 자기의 연적 레아가 야곱에게 아이를 낳아주는 것을 고통스럽게 지켜봐야 했다. 또한 이 둘은 각자 아이를 위해 자기 남편에게 하녀를 제공해주어야 하는 상황도 맛보았다(16; 30:1-8). 하지만 리브가의 경우에는 자식을 달라는 이삭의 기도에 대한 언급은 오직 한 번만 나올 뿐이다.
리브가에 있어서 정작 큰 문제는 아이을 못 낳는 문제가 아니라 기도의 응답으로 잉태한 쌍둥이가 그녀의 뱃속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문제였다. 22절에 내레이터는 "그 아들들이 그의 태 속에서 서로 싸우는지라. 그가 이르되 이럴 경우에는 '내가 어찌할꼬' 하고"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싸운다"는 말에 사용된 단어는 원래 "억압하다. 으깨다" 정도의 상당한 강한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예를 들어, 이 단어는 사사기 9:53에서 데베스의 한 여인이 망대 위에서 맷돌을 떨어뜨려 아비멜렉의 두개골을 "깨뜨렸다"고 할 때 사용된 단어이다. 이 쌍둥이는 뱃속에서 서로를 아주 "으깨려"고 할 정도로 격렬하게 싸웠던 것이다.
"내가 어찌할꼬"란 그녀의 탄식은 히브리어로 보면 불완전 문장이다. "내가 어찌..." 정도가 정확한 번역이 될 것이다. 내레이터는 그녀가 뱃속의 이이들로 인해 겪는 고통 때문에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할 정도였음을 이렇게 불완전한 문장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런 고통 속에서 그녀가 택한 것은 "하나님께 묻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여호와께 묻는다"는 말에 사용된 히브리어의 문구는 주로 하나님의 신탁(divine direction)을 구한다는 뜻을 나타내는데, 종종 제의적 중재자(cultic mediator)를 통해서 그렇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출 18:15; 삼상 9:9; 28:7; 왕하 3:11; 렘 21:2, Mathews: 387). 매튜스는 족장 시대에 제의 담당자나 지배적인 성소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에 기초해서 리브라가 자기 남편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물으러 갔을 것이며, 자기 남편을 중재자로 해서 23절의 신탁을 받아 전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축을 한다(삼상 1:10의 한나와 대조적으로). 만약 그의 이런 분석이 맞다면 리브가가 받은 신탁은 자기 남편인 이삭을 통해서 주어진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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