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창세기에서 야곱의 중요성-2

예림의집 2012. 9. 19. 22:30

창세기에서 야곱의 중요성-2

 

  (4)플롯의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창세기 이후의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는 사람은 야곱이다. 그가 낳은 열두 명의 아들들이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수장들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세기의 플롯의 방향은 어떻게 아브라함을 통해 시작된 구속의 역사가 야곱을 통해서 열두 지파를 이루었으며, 이들이 어떻게 애굽에 들어가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5)요셉이라는 인물이 독자적인 중요성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자기 아버지의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종속된 인물이라는 점은 그와 그의 아버지 야곱의 죽음 기사를 농해서 확인된다. 야곱의 죽음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한 내요은 창세기 50:1-21에 기록되어 있다.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요셉의 죽음에 대한 기록이 창세기 50:22-26에 바로 이어 나오다는 점이다. 50:22에 따르면 요셉은 110세를 향유했다. 이 숫자가 실제의 연대기적인 숫자가 아니라 창세기의 족장들의 이상적인 삶을 나타내는 상징적 숫자일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내러티브의 흐름상 요셉이 야곱의 죽음 후 바로 죽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그냥 실제 숫자로 보고 계산을 해도 야곱의 죽음과 요셉의 죽음 사이에은 23년의 공백이 있다. 하지만 이 23년의 기간을 내레이터는 완전히 생략하고 야곱의 죽음과 요셉의 죽음을 바로 이어서 배열하고 있다. 이것을 볼 때 창세기의 중심에는 사실상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가장 직접적인 조상인 야곱이 서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야곱의 탄생 이전의 이야기들은 야곱으로 흘러 들어가며, 야곱이 죽는 것과 더불어 창세기는 막을 내리는 것이다.

 

  (6)창세기에서 그 중요성을 견주어보면 야곱에게 유일하게 필적할 만한 인물은 아브라함이다. 그러나 본문의 분량에 있어서는 그도 역시 야곱에게 밀린다. 그는 11장 마지막에 등장해서 25장 초두에 끝을 맺음으로써 거의 15장에 이르는 분량에만 등장한다. 하지만 야곱은 25장 중반에 등장해서 거의 50장 끝부분까지의 본문을 차지한다. 야곱이 아브라함보다 거의 두배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점 역시 창세기의 진정한 주인공이 야곱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처럼 위의 모든 사항들을 고려해 볼 때 분량이나 존재감에 있어서 창세기의 주인공은 야곱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생애는 창세기의 절반이 넘는 본문에서 다뤄지고 있으며, 그의 중음은 곧 창세기의 끝과 동일시된다. 이렇게 볼 때 창세기는 궁극적으로 어떻게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야곱의 몸을 통해 탕생하였으며, 애굽에 정착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핵심적인 내용의 중심에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단일 조상으로서 야곱이라는 인물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