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직 가치없는 인간들만이
초대 기독교 역사가였던 유세비우스는 기독교 초기에 나타난 매력적인 이야기 하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무대는 로마 제국의 국경 넘어, 안디옥 북서쪽 도시, 에뎃사이다. 유세비우스에 의하면 이곳은 당시 조그만 왕국 오스로엔의 수도였다. 국왕이던 흑인 아브갈이 예수님께 편지를 보내어 에뎃사를 방문해 주기를 청했다. 당시 병중이던 그는 예수님의 능력에 관해 듣고, "제게 오셔서, 내게 있는 고통을 치유해 주시기를" 간구하였다. 예수님은 왕에게, 우선 팔레스타인에서 성위해야 할 사명이 있으므로, 먼저 이를 다 마치고 승천한 후, 제자들을 보내어, "너와 너와 함께한 모든 자들에게" 생명을 주겠다고 응답하셨다.
이는 물론 전설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으나, 초대 기독교 신자들이 모든 인류에게 복음 전하기를 원했으며, 로마 제국의 국경을 초월한 각오를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오스로엔은 최초의 기독교 국가가 되었으며, 그후 보다 동쪽에 있던 국가들과의 연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따.
1세기의 기독교는 영적 폭발과 같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에 의해 불붙어, 교회는 지리적, 사회적인 모든 방향으로 번져 나갔다. 2, 3세기에는 이 위력의 출국가 제공되었다. 이 시기는 교회를 위해 중요한 시대였다. 이 때에 기독교는 그가 처한 상황과 시대에 적응하게 된다. 교회는 장기적 안목의 계획을 세우게 되었으며, 이 과정은 그후 수 세대에 걸쳐 기독교의 특색을 결정지었다.
오늘날, 우리들은 시도신경을 통해, "거룩한 가톨릭(즉, 보편성 있는) 교회-거룩한 공회"에의 신앙을 고백한다. 바로 이 시대가 "가톨릭(천주교가 아닌 보편, 우주적 이라는 의미)" 기독교를 우리에게 선물하였다. 이는 단지 조직 이상의 것이다. 이는 모든 기독교인들은 한 몸에 속하여야 한다는 영적 비전과 확신을 의미하고 있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에게 세상 전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명을 주셨으며, 바울은 이방인에의 문호를 열기 위해 그의 생명을 바쳤다. 어떤 의미에서 볼때, 가톨릭 기독교란 바로 예수님의 계획과 바울의 노력의 계속된 진행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은 AD. 70년-AD. 312년 사의 기간을 가톨릭 기독교의 시대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바로 이 사상이 사도들의 죽음과 기독교 황제들의 출현 사이의 기간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비록 기독교의 보현성은 신약 시대에도 널리 알려진 사상이었으나, 정작 "가톨릭"이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2세기 초 안디옥 감독이었던 이그나티우스가 아마 이 단어를 처음 사용했던 인물인듯 하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 곳에는 어디나 가톨릭 교회가 있다"는 구절 속에서 "가톨릭 교회"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2세기 말에는, 각 지역이나 개 교회에 대조되는 보편 교회이자, 이단적 집단들에 대조되는 정통이라는 의미로 가톨릭이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었다.
후에 우리들은, 초대 기독교의 정통 신학 문제를 더욱 자세하게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우선 사도 시대의 흩어져 있던 교회들이 과연 어떻게 가톨릭 기독교를 형성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 문제를 정확하게 대답하기 위해선 우선 지리적인 기독교의 전파 모습을 개관하고, 또한 사회적인 모습도 알아보아야 한다. 초대 기독교인들을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살핀다던가, 혹은 최근 발견된 가족들의 사진 앨범을 훑어보는 모습을 상상하면 좋을 것이다.
이미 살펴본 바처럼 기독교는 유대교의 한 작은 지류의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3세기 후에는 종교들 중 우위를 점했으며, 마침내는 로마 제국 전체의 공식적인 종교가 되었다. 이 새로운 신앙을 멸절시키려는 광범위하고, 줄기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살아남아 계속 성장하였다. 최초의 기독교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의 시대에는 이미 제국의 모든 도시들 뿐만 아니라, 저 멀리 브리튼(영국), 카르타고(페르시아) 등지에도 교회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어떻게 이러한 현상이 가능했을까? 구체적으로 어는 지역에 기독교가 퍼졌으며, 이처럼 급속한 성장을 이룩한 원인은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