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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경의 정경(正經)

예림의집 2012. 1. 10. 05:57

4. 성경의 정경(正經)

하나님의 특별계시의 기록인 성경은 구약 39권, 신약 27권뿐이다. 이 66권의 책들을 '정경'(正經, canon)이라고 부른다. '정경'이라는 말은 믿음과 생활의 잣대 혹은 규범이라는 뜻이다.


구약의 정경성

성경은 언제 정경으로 완성되었는가? 정통적 유대교의 전통에 의하면, 구약 39권은 최종적으로 주전 5세기경 에스라와 대공회원들에 의해 수집되고 결정되었다. 주후 1세기 경의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증거하기를, 에스라의 생존시 아닥사스다 롱지마누스 통치 때(주전 464-424년) 정경이 완성되었고 그 이후엔 선지적 말씀 사역이 중지되었으므로 성경과 같은 권위를 가진 책들이 없었다고 했다(Against Apion, I. 8). 탈무드는, "후기의 선지자들인 학개, 스가랴, 말라기 후 성령께서는 이스라엘을 떠나셨다"고 기록한다(Green, General Introduction, p. 39, no. 1). 우리는 정통 유대교의 전통을 받아들인다. 에스라 시대는 율법들과 선지서들과 성문서들을 다 수집하기에 적합한 때이었다. 또 '율법에 익숙한 학자'(스 7:6) 에스라는 성경을 수집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주후 100년경 잠니아 회의에서 정경성의 문제가 토론되었다는 기록에 근거하여 구약 정경이 그 때까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추측은 정당하지 못하다. 정경성을 의문하는 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정경이 확정되지 않은 증거는 아니다.

유대교가 구약 39권만을 정경으로 확정한 것은, 그것들만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책들이라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모세와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직접 하나님의 말씀들을 받았고 그 말씀들을 신실하게 전달하였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성령의 특별한 감동이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모세와 대면하여 명백히 말씀하셨다(민 12:6-8). 선지자 미가야는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시는 것 곧 그것을 내가 말하리라"고 말했다(왕상 22:14). 참선지자와 거짓 선지자는 명백히 구분되었다. 참선지자는 경건한 자들에 의해 즉시 인정되었고 그의 글은 신적 권위를 가진 것으로 즉시 인정되었다. 거기에는 오랜 사색과 변론이 필요치 않았다. 신약 교회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증거가 추가된다.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은 정통 유대교의 성경관을 그대로 받아들이셨다.

구약 39권 외에, 외경(外經, Apocrypha)이라고 불리우는 13권 가량의 책들이 있다. 그것들은, 토비트, 유딧, 에스더, 지혜서, 집회서, 바룩, 세 아이들의 노래, 수산나, 벨과 뱀, 마카비 1서, 마카비 2서, 에스드라 1서, 므낫세의 기도 등이다. 이것들은 대략 주전 300년부터 주후 100년 사이에 기록된 것들이다. 이 책들은 신구약 중간 시대의 유대교 사상을 반영한다. 거기에는 우상숭배의 사라짐, 강한 유일신 신앙의 성장, 메시야 소망, 부활과 미래의 보상과 형벌에 대한 신념 등이 나타나 있다.

천주교회는 종교개혁 후 트렌트 회의에서 1546년 구약의 에스드라 1, 2서와 므낫세의 기도를 제외하고 모든 외경들을 정경에 포함시켰고, 제외된 3권은 부록으로 포함되었다. 1870년 천주교회의 제1 바티칸 회의는 트렌트 회의의 결정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개신교회는 외경들을 영감된 성경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3은 진술하기를, "보통 외경(外經)이라고 불리우는 책들은 하나님의 영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성경의 정경(正經)의 한 부분이 아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교회에서 아무 권위도 갖지 못하며 다른 인간적 글들보다 다른 것으로 인정되거나 사용될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개신교회가 외경들을 정경에서 제외시키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정통 유대교는 구약 외경들을 정경(正經)으로 인정치 않았다. 따라서, 히브리어 성경은 외경들을 포함하지 않는다. 주후 2세기 유대인의 탈무드 바바 바드라(Baba Bathra)는 거룩한 책들의 목록에 오늘날 우리의 39권만을 포함했다. 주후 1세기의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그의 아피온 반박에서 동일한 목록을 언급하였다(I. 8; Green, pp. 119-120).

둘째로,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은 정통 유대교의 정경을 받아들이셨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유대인의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권위 있게 여기셨고 권위 있게 인용하셨다(마 4:4; 22:29; 요 5:39; 10:35). 사도 바울는 유대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맡겨졌다고 말했고(롬 2:1-2) 또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고 증거하였다(딤후 3:16). 예수님과 사도들은 구약으로부터 많은 구절들을 인용하셨으나, 외경들로부터는 한 구절도 인용하지 않으셨다.

셋째로, 초대 교회는 구약 39권만을 영감된 성경으로 받아들였다. 주후 2세기, 사르디스의 감독 멜리토는 오늘날 우리의 구약 39권과 거의 같은 목록을 증거했다. 단지 거기에 에스더서가 생략되어 있다. 같은 시대에, 옛 수리아어역은 오늘날 우리의 39권만을 가지고 있다(Green, p. 162). 주후 3세기, 헬라 교부 오리겐은 오늘 우리와 같은 구약 정경을 증거하였다(Eusebius, Ecclesiastical History, VI, 25). 윌리암 그린은 말하기를, "이와 같이, 우리는 2세기와 3세기에 멜리토에게서와 옛 수리아어역에서 동방 교회의 증거들과, 오리겐에게서 헬라 교회의 증거와, 터툴리안에게서 라틴 교회의 증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들은 다 합쳐서 개신교회의 정경을 인정하고 외경을 배제한다"고 하였다(Ibid., p. 164). 4세기 이후에는 증거들이 더 풍부하다.

넷째로, 외경들은 내용상 역사적 진실성, 성경과의 조화, 도덕적 표준 등에 있어서 결함들을 가지고 있다. 토빗과 유딧은 지리적, 연대적 오류들을 가지고 있다. 그 책들은 미신을 조장하고 거짓말을 정당화하며, 구원과 죄 용서를 공로적 행위들에 의존시킨다. 솔로몬의 지혜는 유출설(流出說)과 영혼들의 선재, 선재하는 물질로부터의 세상 창조 등을 주장하는 것 같다. 집회서는 구제가 죄를 속한다고 말하며 노예에 대한 잔임함이나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미움을 정당화한다. 바룩에는 잘못된 역사적 진술들과 하나님께서 죽은 예레미야의 기도를 들으신다는 말이 있다. 마카비 1서에는 역사적, 지리적 오류들이 있고, 마카비 2서에는 전설들과 우화들, 또 자살의 정당화, 죽은 자를 위한 기도들과 예물 등이 나온다(Green, pp. 195-200; Unger, Introductory Guide, pp. 108-12).

외경들 외에 가경(假經, Pseudepigrapha) 혹은 묵시문학(默示文學, Apocalyptic Literatures)이라고 불리우는 책들도 있다. 이 책들은 대략 계시, 전설, 시, 교훈 등으로 분류된다. 계시에는 에녹서, 바룩의 계시, 모세의 승천, 이사야의 승천, 스바냐의 계시 등이 있고, 전설에는 아담의 언약, 열두 족장의 언약, 욥의 언약, 솔로몬의 언약, 노아서, 아리스테아스의 편지 등이 있다. 시에는 솔로몬의 시 등이 있고, 교훈에는 모세의 마술서, 마카비 3서, 마카비 4서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책들은 교회 안에서 권위 있게 인정받지 못했다.


신약의 정경성

신약 27권은 언제 정경으로 인정되었는가? 4복음서들과 바울 서신들 등 신약의 대다수는 기록된 즉시 신적 권위를 가진 영감된 책들로 인정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책들은 전체 교회의 인정을 받는데 얼마 동안 시간이 걸렸다. 그것은, 그 책들을 직접 받지 않았던 지역들에서 그것들의 사도적 저작성 혹은 승인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2세기 이전에 수리아 그리스도인들의 성경으로 사용되었던 페쉬타 수리아어역은 베드로후서, 요한이서, 요한삼서, 유다서, 요한계시록을 제외한 모든 책(22권)을 포함하였다. 또한 2세기의 옛 라틴역은 히브리서, 야고보서, 베드로후서 3권만 생략하였다. 주후 325년 유세비우스는 그의 교회사에서 정경 문제에 관계된 책들을 3부류로 나누었다:

① 보편적으로 인정된 책들(호모로구메나)--네 복음서들, 사도행전, 바울 서신들, 요한일서, 베드로전서, 요한계시록, ② 논쟁된 책들(안티레고메나)--야고보서, 유다서, 베드로후서, 요한이서, 요한삼서, ③ 거짓된 책들(노다)--바울의 행전, 베드로의 계시록, 바나바의 서신 등 많은 수의 외경 복음들, 사도행전들, 서신들, 계시록들(Eusebius, III, 25). 그러나 주후 397년 칼타고 회의에서 모든 서방 교회들은 신약 27권을 정경으로 수납하고 확인하였고, 주후 500년경 동방의 모든 교회들도 그러하였다.

교회가 신약 27권을 정경으로 인정한 근거는 다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내용이다.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해 증거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그는 하나님의 특별계시 중의 특별계시이며 그의 최종적, 절정적 계시이다. 그는 구약 예언들의 성취로 오셨다. 구약의 특별계시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되어 있었다. 예수께서는 구약에 예언된 바로 그 메시야이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구약 예언들의 성취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관한 내용인 신약은 하나님의 책으로 인정되었다.

둘째는 사도성(使徒性)이다. 주 예수께서 친히 세우신 사도들은 그로부터 말씀 전파에 대한 특별한 명령을 받았다(마 28:16-20). 그들은 또한 주께로부터 성령에 대한 특별한 약속을 받았다(요 14:26; 16:13). 그들은 또 주께로부터 기적을 행하는 특별한 능력의 표를 받았다(마 10:1). 사도들의 역할과 권위가 이러했기 때문에, 그들이 전한 내용들과 그들이 기록한 책들은 신적 권위를 가졌고 신앙과 행위의 규범이 되었다.

마가복음, 누가복음, 사도행전, 히브리서, 야고보서, 유다서는 사도들이 직접 쓰지 않았지만, 사도들의 인정을 통해 성경으로 받아들여졌다. 마가복음의 저자인 마가는 베드로의 동역자이었다(벧전 5:13). 전해진 바에 의하면, 그는 베드로의 통역자이었다. 마가는 또한 바울의 동역자이기도 하였다(딤후 4:11).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 역시 바울의 동역자이었다(골 4:14; 딤후 4:11). 오리겐에 의하면, 마가는 베드로가 그에게 설명한 대로 복음서를 썼고, 누가복음은 바울이 추천한 복음서이었다(Eusebius, VI, 25). 그들의 책들은 베드로와 바울의 권위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히브리서는 확실히 사도 바울의 권위 아래 받아들여졌다. 히브리서 13:23에 "우리 형제 디모데가 놓인 것을 너희가 알라. 그가 속히 오면 내가 저와 함께 가서 너희를 보리라"는 말씀은 히브리서 저자가 디모데와 가깝고 따라서 바울이거나 바울이 잘 아는 인물임을 보인다. 야고보서의 저자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었던 것 같다(마 13:55). 그렇다면 그는 예루살렘 교회의 유력한 지도자이었고 사도적 인물이었다(행 15:13; 갈 1:18-19). 바울은 갈라디아서 2:9에서 "기둥같이 여기는 야고보와 게바와 요한도"라는 표현을 하였다. 유다서의 저자 유다는 자신을 '야고보의 형제'라고 표현하였다(유 1). 그 책은 야고보의 권위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같이, 신약은 사도들이 직접 썼거나 그들의 인정을 받은 책들이었다.

셋째는 영감이다. 사도들은 성령의 충만함을 얻어 성령으로 가르치고 전파한 자들이었다. 그들의 교훈과 글들은 사람의 견해가 아니고 하나님의 성령의 감동으로 된 것들이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7:40에서 "나도 또한 하나님의 영을 받은 줄로 생각하노라"고 말했고 고린도전서 14:37에서 "만일 누구든지 자기를 선지자나 혹 신령한 자로 생각하거든 내가 너희에게 편지한 것이 주의 명령인줄 알라"고 말했다. 베드로는 베드로후서 3:15-16에서 "우리 사랑하는 형제 바울도 그 받은 지혜대로 너희에게 이같이 썼고 또 그 모든 편지에도 이런 일에 관하여 말하였으되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고 말했다. 그것은 그가 바울의 편지들을 성경과 동등한 권위의 책들로 간주했음을 보인다.

요한은 요한계시록 22:18-19에서 "내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각인에게 증거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터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생명 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고 썼다. 주후 95년경 로마의 클레멘트는 기록하기를, "복된 사도 바울의 서신을 들고 보라.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한 때에 그가 무엇을 너희에게 썼는가? 그는 참으로 성령의 감동으로 너희에게 썼다"고 하였다.

넷째는 보편성이다. 초대 교회들은 신약 책들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였다. 비록 몇 권의 책들이 어떤 지역들에서 변론되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일찍부터 인정을 받았고, 4세기말에 와서 서방 교회는 신약 27권을 정경으로 확인하였고 500년경 동방교회도 그러하였다. 교회의 이러한 보편적 인정은 2천년의 시대적 간격을 가진 오늘 우리들에게 중요한 증거가 된다.

이와 같이, 신구약 66권의 책들은 교회에서 신앙과 생활의 정확무오한 유일한 규칙으로 인정되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10은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그에 의해 모든 종교상의 논쟁들이 결정되어야 하며, 그에 의해 모든 회의들의 작정들, 고대 저자들의 견해들, 사람들의 교리들, 개인의 정신들이 검토되어야 하며, 그의 선고를 우리가 신뢰해야 하는 최고의 심판자는 오직 성경 안에서 말씀하시는 성령뿐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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