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교의신학

일반계시

예림의집 2012. 1. 4. 06:50

일반계시

하나님의 계시들에는, 그 방식에 따라, 하나님께서 자연만물과 그 현상들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시는 '자연 계시'와, 하나님께서 기적들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시는 '초자연 계시'가 있고, 계시의 목적에 따라, 하나님께서 자신을 창조자와 일반적 섭리자로 나타내시는 '일반계시'와, 하나님께서 자신을 죄인들의 구주로 나타내시는 '특별계시'가 있다.

일반계시란, 하나님께서 자신을 창조자와 일반적 섭리자로 나타내시는 행위이다. 하나님은 자연만물과 그 현상들을 통하여 자신을 나타내신다. 다윗은 성령의 감동으로 말하기를,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라고 하였다(시 19:1). 사도 바울도,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고 말했다(롬 1:20). 또 그는 하나님께서 "하늘로서 비를 내리시며 결실기를 주시는 선한 일"을 통하여 자신을 증거하셨다고 말했고(행 14:17), 그가 '사람에게서 멀리 떠나 계시지 않고 우리가 그 안에서 살며 움직이며 존재한다'고 했다(행 17:27-28).
하나님은 또한 사람의 마음을 통하여 자신을 나타내신다.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의식 혹은 생각과, 하나님의 도덕성을 반영하는 양심이 있다. 이런 것을 '종교의 씨앗'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말하기를, "이는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저희 속에 보임이라. 하나님께서 이를 저희에게 보이셨느니라"고 했다(롬 1:19). 또 그는 양심을 가리켜 '마음에 새겨진 하나님의 율법'이라고 표현하였다(롬 2:15). 뿐만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기도 하신다. 대체로,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하나님께서 악한 자들을 징벌하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것은 역사상 전쟁이나 천재지변,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질병이나 경제적 고난 등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을 나타내신 결과이다.

이와 같이 일반계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 의와 선 등을 어느 정도 나타낸다. 그러나 일반계시는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주지 못한다. 그것은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지식을 주지 못한다. 뿐만아니라, 자연만물은 사람의 범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저주 아래 있고 혼란과 부패 속에 있다. 땅은 저주를 받았고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게 되었다(창 3:17-18). 저주받은 땅에는 자연적 재해들과 질병들이 가득하다. 피조세계는 지금 허무한 데 굴복하며 탄식하고 있다(롬 8:20-22). 그러므로 자연만물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하나님의 지식은 매우 불완전하고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사람의 마음은 죄로 인해 어두워져 있다. 이사야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 백성을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라고 표현하였다(사 9:2). 사도 바울은 이방인들을 묘사하기를, "저희 총명[이해력]이 어두워지고 저희 가운데 있는 무지함과 저희 마음이 굳어짐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 있도다"라고 했고(엡 4:18)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고전 1:21).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은 죄로 인해 어두워져 있어서 일반계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나님에 대한 제한된 지식조차도 가지지 못하며, 빈번히 헛된 우상숭배에 떨어진다(롬 1:21-23). 이런 점에서 일반계시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지극히 부수적 혹은 보조적 역할을 할 뿐이다.

일반계시에 근거한 하나님의 지식을 '자연신학'(natural theology)이라고 부른다. 로마 천주교회는 하나님과 피조물 간에 '존재적 유사성(類似性)'이 있기 때문에 피조물에 대한 지식을 통하여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천주교 신학에서는 일반계시에 근거한 자연신학이 신학의 한 본질적 부분이다. 즉 천주교 신학은 이층 구조인데 1층은 자연신학이며 2층은 계시신학이다.
사람이 중생하기 전에는 영적으로 어두워 있어서 일반계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중생한 후에는 성령의 지혜와 깨달음을 받으므로 그것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중생하지 못한 자에게 일반계시에 근거한 자연신학은 불가능하지만, 중생한 자에게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로마 천주교회의 생각과 달리, 기독교 신학에서 자연신학은 본질적이지 않고 단지 보조적일 뿐이다. 또한 일반계시는 그 해석이 과장되거나 그 적용이 잘못되기 쉽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취급되어야 한다. 일반계시는 항상 특별계시인 성경의 빛 아래서 통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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