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지는 것을 즐기십시오.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에게 '기죽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어디 가서 맞고 오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꼭 이겨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과연 좋은 것일까요? 모두 다 서로 이기려고 하기 때문에 온 세상이 무척이나 살벌해졌습니다. 아무도 양보하거나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신앙인들은 서로 '승리 하세요'하고 인사 합니다. 물론 좋은 의미이겠죠. 하지만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싸움과 경쟁이 치열합니다. 정치인들이 서로 싸우고, 신앙인들도 서로 싸우며, 경제인들도, 학생들도, 어디서든지 서로 이를 악물고 싸웁니다. 심지어 TV 드라마에서는 사랑 뺏기 싸움 같은 것도 경쟁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랑도 이를 악물고 싸워야만 얻을 수 있는 듯이 말입니다. 이 전쟁에서 패배한 사람은 낙오자가 되어 포장마차에서 쓰디쓴 표정으로 푸념을 하면서 술잔을 기울입니다. 자살하거나, 타락합니다. 인생을 패배 의식으로 삽니다. 권투 경기를 보면 서로 자기는 맞지 않고 상대방을 한 대라도 더 때리려고 애를 씁니다. 내가 한 대 때렸으니 당신도 한대 때리시오 하는 식은 없습니다. 축구 경기를 봐도 나는 한골도 먹지 않고 오직 골을 넣어야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그것을 보고 관중들도 비슷하게 미쳐서 소리를 지릅니다. 과연 모든 경쟁이 아름답고 좋은 것일까요? 필연적인 결과일까요? 챔피언이 되려면 모든 사람을 이겨야 합니다. 스타가 되려면 모든 사람들보다 뛰어나야 합니다. 그러므로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살벌한 게임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으면 어떨까요? 그것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을 즐기는 것입니다. 1등도 필요하지만, 2등도 필요하고 꼴지도 있어야 하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그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잘 안 되서 2등이나 1등을 하게 되면 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바나바는 1등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고 자기는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었습니다. 갈렙도 1등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도 조용히 숨어서 여호수아를 보필했습니다. 1등이나 앞에 서는 것,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 좀 유치한 일입니다. 자식들이 반장이 되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는 사실 좀 유치한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1등이나 반장이 되었다고 야단을 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그렇게 되도록 아이들을 다그치거나 그렇게 되었다고 해서 즐거워하거나 긍지를 갖는 것은 영적으로 어린 아이의 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사람의 기질과 사명은 각자가 다 다르며, 엄밀한 의미에서는 모든 사람이 다 1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한 개성과 재주와 성향을 주셨으며, 그런 면에서 모든 사람은 귀한 1등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임에서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은 자기의 기쁨을 위해서 사는 사람입니다. 게임에서 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상대의 기쁨에 행복을 느낍니다. 아니, 일부러 지지는 않더라도, 치소한 게임의 승패를 주님께 맡기고 자연스러움 속에서 노력하며 승패를 초월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바둑을 잘 둡니다. 최근에는 거의 둘 시간이 없지만, 몇 년 전에는 가끔 기원에도 가곤 했습니다. 나는 아마추어로서는 정상급이기 때문에 별로 상대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여러 점 놓은 접바둑을 둡니다. 나의 관심은 승리보다는 인간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급소에 돌을 갖다 놓고 상대방의 표정을 관찰 합니다. 그리고 함정과 곤경 속에서 그를 풀어주고 다시금 그의 환희에 찬 표정을 응시하며 즐깁니다. 나는 인생도 이렇게 바둑 두는 것같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즉, 상대방의 승리와 가쁨을 함께 즐기는 것입니다. 나는 물건을 사거나 어쩌다가 사용하던 물건을 팔 때가 있으면 상대방에게 유리하도록 배려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자꾸 그러니까 경험 많은 장사꾼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오히려 더 내게 좋게 해 주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전투 상대가 아니고 우리의 형제이며 그들의 이익이 나의 이익이라는 생각이, 긴장을 풀어 주고 서로 간에 더 즐겁고 유익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악물고 경쟁한다고 해서 꼭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지는 것보다 오히려 결과가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기든 지든 그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시합의 과정도, 시합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피곤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을 경쟁의 대상이 아닌, 적이 아닌 내 친구로 생각한다면, 그 과정도 결과도 아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기를 배우고, 그들과 경쟁하고 그들을 다 이겨 낼 수 있도록 강요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고 행복한데도 말입니다.
당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 주십시오. 할 수만 있다면 지고, 상대를 섬기는 쪽을 선택하십시오.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승리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당신은 평화로운 마음속에 살며, 소박하지만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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