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만찬-참여②
둘째,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가톨릭의 대답은, 떡과 포도주의 내제적인 실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함으로써 그 요소들을 먹고 마시는 것은 실제 그대로 그리스도를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주장을 "화체설"이라고 부릅니다. 루터파 교회들은 "공재설"을 가르치는데, 앞의 주장과 다소 유사합니다. 하지만 성공회 신조는 이것을 기부합니다. 제28항에 보면, 화체설은 성경에서 입증될 수 없으며, 또한 상징과 상징하는 대상을 혼동함으로써 성례의 본질을 뒤엎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제29항에서는, 살아 있는 신앙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설사 성례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결단코 그리스도께 참여한 자들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먹고 마시는 것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그것은 바로 믿음에 의해 이루어지며, 먹고 마시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믿음을 보여 주는 생생한 영상일 뿐입니다. 우리가 떡을 먹고 포도주를 마심으로써 그것을 몸속에 흡수하여 소호 하는 것처럼, 우리는 믿음으로 십자가에 달리셨던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받아먹고, 그분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제28항에서는, 성례를 올바르고 가치 있게 그리고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먹는 것이며, 성만찬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들여서 먹는 방법은 다름 아닌 믿음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맥을 같이해서 1세기 유명한 성공회 신학자인 리처드 후커는, "그리스도의 가장 축복된 몸과 피의 실제적인 임재는 성례에서가 아니라, 성례를 가치 있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서 발견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앞 장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성례는 우리의 믿음을 자극하기 위해서 시행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성례는 무엇보다 믿음으로 나아가는 방편이었다는 이유에서 은혜의 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만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 사함을 위하여 우리 조를 대신하여 죽으셨다는 복된 소식을 극적이고 시각적인 상징을 통해서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믿음으로 나아가는 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만찬은 우리가 성만찬에 참여하여 떡과 포도주를 믿음으로 마실 때,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로 인하여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다는 사실을 깨닫으며, 마음에 간직하고, 기쁨과 소망으로 살아가게 하는 은혜의 방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