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첫 직장에서 평생을 일했습니다. 한 곳에 오랫동안 다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중간중간 고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두지 않고 열심히 일한 끝에 명예롭게 정년을 맞이했습니다. 남편은 퇴직 후에도 다른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가 70세까지 일하는 성실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남편이 4년 전에 퇴직했습니다. 저는 남편의 퇴직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주변 분들의 은퇴 후 일상이야기를 들으면, 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남편이 달라진 생활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아닐지?
평생 회사와 집을 오가며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길어진 여가시간에 막막함을 느끼지는 않을지 염려되었습니다. "남편에게 어떤 위로를 해줘야 할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얼마간 눈치를 살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시간을 알차게 보냈습니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쉬지 않고 항상 뭔가를 배우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월요일에는 지역복지관에서 기타를 배우고, 목요일에는 서예를 하러 갔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한문공부에 열중하더니, 어느 날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남편은 이것만으로는 성에 안 찼는지, 이젠 특급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돈도 안 되는 한문공부 말고 TV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에 도전해서 상금을 타서 나한테 주라고 옆구리를 찌르곤 합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남편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이 금세 적응하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저까지 덩달아 행복합니다.(김민경)
김민경 님은 참 지혜로운 여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토록 남편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이 그리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이 이처럼 남편을 응원하면서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 남편이 워낙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이 불성실한데도, 무조건 응원하면서 박수를 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아름답고 바람직한 가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에게 모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가정을 돌아봅니다. 제 아내는 저의 점수를 몇 점을 주고 있을까요? 솔직히 지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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