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중요한 것은?
어제 TV에서는 우리나라의 빈부 차이를 보여주는 특별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병이 들어 직업도 못 얻고 혼자 속절없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단돈 100만 원이 없어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 하는 빈민촌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골프 연습장까지 갖추고 있다는 강남 어느 주상복합아파트는, 한 채에 20억을 호가해도 매물이 없어 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명품핸드백에 대한 애착이 중독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는 어느 젊은 여자와의 인터뷰도 있었습니다. 방에는 온갖 명품핸드백이 색깔별, 모양별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일본에서 발행하는
명품에 관한 잡지를 구독해 가면서 새로 나온 디자인을 구입한다고 했습니다. 최하 50만 원짜리부터 500만 원까지 하는 핸드백도 있었습니다. "왜 굳이 명품을 들고 다니느냐?"는 질문에, 그 여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걸 들고 다니면 사람들의 눈길이 느껴져요. 저를 쳐다보는..” 그 여자의 말에,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단지 다른 사람의 눈길을 의식한 나머지, 그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목발을 짚고 다니는 덕에 누구나 다 쳐다보는 고로, 다른 사람이 시선이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그 시선 때문에 그 많은 노력도 불사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그 여자를 쳐다보는 것은 부럽기 때문이고, 저를 쳐다보는 것은 불쌍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하여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쳐다볼 때에는, 부럽기 때문이거나 불쌍해서라기보다는,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 우리 집 우산은 살이 하나 빠진 거라서, 우산이 너덜거렸습니다. 그런데, 그 우산이 다른 우산에 비해서 컸기 때문에, 어머니가 저를 업고 학교 갈 땐 꼭 그걸 사용하셨습니다.
업혀 다니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데, 게다가 너덜거리는 우산까지.. 그래서 비 오는 날은 학교 가기가 끔찍하게 싫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저를 쳐다보다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찢어진 우산을 쓰고 다녔다는 것을,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겁니다. 찢어진 우산이든, 멀쩡한 우산이든, 비 오는 날에도 빼먹지 않고 학교 다니면서 공부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합니다. 내가 살아보니까, 명품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진실로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라는 것입니다.(장영희)
얼마 전에 이와 비슷한 글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TV에 방영된 명품핸드백에 대한 애착이 중독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는 어느 젊은 여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 쓴 글입니다. 그러니까, 20년 전 그때 당시 TV에서는 명품구입에 대한 애착은 중독증 세라고 하면서 방영했던 겁니다. 다시 말해서, 쓸데없는데 돈을 쓰지 말라는 대국민적인 경고차원에서 방송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 중독증상은 점점 더 확산되어, 이제는 경제규모로 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가 명품소비 세계 1위로 올라섰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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