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촛대 사이에서..
우리는 아직 핵심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본 것보다 더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 그리스도의 모습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불의 사람(Man of Fire)"이 서 있는 곳을 자세히 살펴봅시다. 그분은 에스겔이 본 사람처럼 천상에 있지 않고, 다니엘이 본 사람처럼 특별한 부르심을 전하러 온 것도 아닙니다(다니엘 10:20). 그분은 이 세상 위를 걸어오십니다. 그분의 관심사는 오로지 이 세상 위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분은 어디에 계실까요? 그분이 계신 곳은 유대 민족의 중심지인 예루살렘이 아닙니다. 세계 정치의 중심지인 로마도 아니고,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아테나나 고린도도 아닙니다. 그분은 "일곱 촛대" 사이에 서 계십니다. 새로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매우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 장면이 의미하는 자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일곱 촛대는 예수님을 믿는 자들의 작은 공동체인 일곱 교회를 의미합니다. 즉, 교회를 가리켜 촛대 또는 등잔이라고 부릅니다. 이 일곱 촛대에는 아직 불이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촛대에 불을 밝힐 초나 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촛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촛대는 금으로 만들어지고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지만 금과 보석만으로 불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가 공급되어야만 불을 밝힐 수 있습니다. 바로 촛대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이 "불"입니다. 이 장면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분 자체가 불이라는 점입니다. 그분 안에 있는 신적 존재로 말미암아 머리와 눈, 팔과 다리가 해처럼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그리스도의 모든 관심은 이 땅에 있습니다. 하늘에서 몸을 굽혀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피십니다. 그분의 고난과 죽음의 강도는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관심의 정도와 비례합니다. 그분은 이 세상을 향한 계획이 있고, 여기에 모든 생명을 다 바쳤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집중하셨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세상 사람들이 갖는 중심지에 대한 통념을 뒤집습니다. 우리는 뉴욕과 런던을 금융의 중심지로 여깁니다. 파리는 패션의 중심지, 베를린은 군사의 중심지로 생각합니다. 로마는 권위적인 가톨릭교회의 중심지이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리스정교의 중심지입니다. 온 우주의 능력을 가지신 분께서 이 모든 것을 제쳐두고 "교회"를 중심지로 선택하셨습니다. 가끔은 교회가 정치 조직과 밀접하게 교류하는 대단한 조직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사회적 기반도 없는 사람들이 모인 별 볼 일 없는 모임으로 보일 때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님이 교회를 통해 자신의 계획을 이루신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빛"입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빛을 주셨지만, 인간은 고집을 부리며 그 빛을 사용하지 않았고 결국 어둠 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빛이 없으니 당연히 어둠 속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죽음에서 승리하여 부활하셨고 성령을 보내셨습니다. 그분은 우리 가운데 찬란하게 빛나는 빛이십니다. 그분은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 빛을 보내려 하십니다. 이 계획은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실행됩니다. 그분은 빛이고 교회는 그 빛을 담는 촛대이니다. 어디서든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분은 빛을 밝히실 수 있습니다. 빛을 비추면 어둠은 사라집니다. 이 빛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교회를 통해 빛을 밝히십니다.
교회가 주님께 얼마나 충성하는지는 성도의 재적수, 예배당의 크기, 예배의 기술, 화려한 설교, 분주한 행사에 있지 않습니다. 성도들 각자의 삶에서, 가정과 사회와 나라 안에서 얼마나 그리스도의 영이 충만한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서양 문명, 특히 학교나 병원 등을 얼마나 여러 지역에 세웠는지 와도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문명의 혜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부차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께서 빛을 밝히실 수는 있지만, 이것 자체가 빛을 발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문명의 이기 자체를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만 강조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것이 아니라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필요로 합니다. 예수님만이 영혼의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고, 그리스도만이 근본을 바꾸실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으로 충분합니다.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교회의 충성도를 보여주는 진정한 척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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