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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냄새가 진동하는 세상②

예림의집 2022. 11. 8. 09:05

고통의 냄새가 진동하는 세상②

 

그도 넋이 나간 표정으로 거리를 거닐며 지독한 고통에 빠진 이 거대한 무리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때 그 아이를 보았습니다! 순간, 줌렌즈가 작동했습니다. 다른 모든 것이 흐릿해지다 이내 사라졌습니다. 곁에 아무도 없이 홀로 앉아 있는 두 살 남짓의 여자 아이, 그는 아이가 괜찮은지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아이는 그가 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습니다. 아이는 그에게 팔을 뻗으며 안아 달라는 눈빛을 보냈습니다. 그는 몸을 숙여 아이를 안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뭘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뭘 해야 할지..

이전에 제가 이야기했던 쏟아져 널브러진 서랍장을 치우고 의식 없는 두 살배기 지인의 딸아이를 들어 올릴 때와 똑같은 무기력감이 주체할 수 없이 밀려왔다고 합니다. 그 순간, 그는 우리 지의 푹신한 소파에서 뉴스를 통해 불특정 다수를 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채널을 돌려 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수만 명에 관해서 읽는 것과 피해 이은 한 사람을 실제로 품에 안은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의 부모를 찾아 헤맸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아이의 부모가 어디 있는지 몰랐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 길가에 마련된 임시 텐트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이를 그들에게 데려갔지만 그들은 자기 문제를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 마침내 이 아이를 알고 돌볼 마음도 있는 아홉 살 남짓 돼 보이는 한 소녀를 찾았다고 합니다. 아이를 그곳에 두고 몸을 돌렸습니다. 그것이 잘한 일인지 그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는 그 작은 여자 아이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에게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아이에 관한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