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요한복음

잊힌 설교자

예림의집 2022. 7. 11. 20:22

잊힌 설교자

 

요한은 이어서 간략하게 세례자 요한에 대해 기록했습니다. "그는 이 빛이 아니요 이 빛에 대하여 증언하러 온 자라"(요한복음 1:18). 이 구절은 참으로 흥미로운데, 본문은 세례자 요한이 빛이 아니라 빛을 증언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하려는 것은 전문적인 일이나 학문적인 업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빛을 얻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자칫 세례자 요한을 빛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한 남자가 시골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날씨는 매우 더웠고, 길에는 먼지가 가득했습니다. 그는 지쳤고 목이 말랐습니다. 그래서 길 옆에 있는 우물가로 갔습니다. 물은 아주 맑고 시원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누군가 우물 옆에 남겨 놓은 줄이 달린 양철로 만든 그릇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릇을 내려 시원한 물을 떠서 목을 축이고 힘을 얻어 길을 다시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마신 물의 고마움만 생각했지 자신이 사용한 그릇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마치 물그릇과 같습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이 멋지게 장식된 그릇이라고 자랑하면서 귀한 곳에 모셔둬야 할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둘러보면 많은 살마들이 삶의 여정에서 지티고 목말라하며 생수를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갈증을 해갈할 우물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물을 떠서 마실 그릇이 우물가에 없다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물을 마시며 생명의 귀함을 깨닫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에게 주어진 가장 위대한 칭찬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선구자 요한? 위대한 설교자 요한? 지금은 목사나 설교자가 사람들이 이미 모여 있는 곳에 가서 설교를 하거나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을 요단강 가로 불러 모아 영적인 가르침을 주었고, 사람들을 자기에게 나오게 했습니다.

유대 각 지역에서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을 만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에게는 사람들을 모우는 위대한 권능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가 늘 하던 대로 요단강에서 사람들을 가르쳤는데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같은 곳에서 예전가 다름없이 열정적인 마음으로 동일한 메시지를 전했지만 듣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얼마나 안쓰러운 요한의 모습입니까? 세례자 요한은 그동안의 성공적인 사역을 뒤로하고 큰 실패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세례자 요한의 사역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그의 가르침을 듣는다면, 여러분의 안쓰러운 마음은 사라질 것입니다. 여전히 세례자 요한의 눈에는 불길 같은 열정이 타올랐고, 그의 음성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정도로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이전에 세례자 요한을 따랐던 군중은 예수님에게로 나아갔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세례자 요한을 떠난 것입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가르침을 듣고 마침내 생명수가 되시는 예수님을 만났으며 그분이 주시는 생명수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같은 생명수를 마실 수 있게 해 주었던 세례자 요한이라는 그릇의 가치를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세례자 요한은 하나도 서운해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빛이 되시는 예수님의 증인으로 보냄 받은 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고,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대로 그의 말을 통해 참된 빛을 만났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서 예배가 끝나자 사람들이 교회를 나서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이렇게 감탄했습니다. "그분의 설교가 정말로 대단하지 않나요? 학문적이고, 유려하며, 박식하더군요. 비록 나는 그분의 설교를 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그분은 위대한 설교자 같아요. 그런 설교를 듣게 된 우리는 큰 특권을 얻은 겁니다." 그 설교자는 어쩌면 훌륭한 학자일 것이고, 탁월한 연설가일 것입니다. 그 설교자의 능력에 대해 어떤 사람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증인으로서는 실패한 자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설교는 예수님을 드러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설교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잊습니다. 설교자를 이끄는 주인은 구원자 예수님이십니다. 우리는 설교를 통해 그리스도에 대한 참된 소망과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주님은 마치 폭풍과 같은 힘으로 그 설교자의 삶과 마음을 붙잡았지만 설교자는 자신이 전해야 할 부분이 주님이라는 것을 잊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설교를 듣고 난 후 주님이 아닌 설교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대화도 있습니다. 이 설교자는 학문적이지도, 유려하지도 않았지만 자신의 설교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가 설교하면 회중의 마음에 새로운 불이 타올랐습니다. 사람들은 그 불길을 느끼며 은밀한 능력을 체험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들은 "아멘"으로 결단하고 교회를 나섭니다.

설교를 들었던 두 사람이 길을 걸어가다가 갈림길에 다다랐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합니다 "이제 저는 이 길로 가야만 합니다." 설교를 통해 주님을 만난 그 사람은 그동안 자신이 늘 다녔던 길에서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이전과 같이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주님이 하신 말씀을 믿고 싶습니다. 나는 주님이 원하시는 삶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주님의 길이라면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설교자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는 설교자의 음성과 표정을 어렴풋이 기억할 수는 있지만 그의 마음에는 주님의 가르침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설교자는 참으로 위대한 설교자입니다. 그렇게 될 때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빛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들은 작은 양초에 대해서는 잊었지만 그 초가 비춰준 길을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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