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가정

정상에서 휘날리는 깃발②

예림의집 2022. 1. 11. 21:27

정상에서 휘날리는 깃발②

 

어느 여름날 오후, 응접실에 나를 포함한 손님 몇 명이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손님 중 하나가 무심코 가벼우면서도 냉소적인 농담을 했습니다. 주인은 신실한 그리스도인 여성이었는데, 우리는 그녀가 높은 이상을 품고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손님의 이야기에 반발하기보다 오히려 맞장구를 쳐 주고 있었습니다. 이미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손님을 더 높은 수준으로 인도하기 위해 소신껏 자신이 믿는 바를 지키면서 상황에 따라 요령 있게 대처하는 지혜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 이 또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젊은이들이 사교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인 사람들 중에는 한 젊은 여성도 있었는데, 그녀는 어느 모임에서든지 누구와 함께 있든지 자신이 가진 이상에 대해 확신을 갖고 주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는 젊은 남성이 그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잠깐 조용한 곳으로 가서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오늘 저녁에 제가 만난 사람 중 유일하게 진지한 대화가 가능한 분 같아서요." 모임이 막바지에 이를 때쯤 이 젊은 여성은 또 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친구 역시 생각이 깊고 진지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가벼운 농담 정도는 받아줄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이 여성에게 아주 놀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아까 네가 그 남자랑 이야기하는 걸 봤어. 어떻게 그 사람이랑 그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참 신기했지. 지금껏 그 사람만큼 지루한 사람은 본 적이 없었거든. 나는 그 사람처럼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내뱉는 사람하고는 절대 상종하지 못할 것 같아." 두 여성은 높은 이상을 품고 있었고 그만큼 사람들과의 깊은 우정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자신들의 이상이 무시될까 봐 요령 있게 대처하는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간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도울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만 것입니다. 높은 이상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인내하며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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