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고든/가정

현실적인 이상주의자

예림의집 2021. 9. 29. 21:22

현실적인 이상주의자

 

"이상"이라는 좋은 단어가 상당히 격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이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좋은 것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의 가치가 떨어질 수는 없는 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이라는 단어를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는 부랑자 정도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탐탁지 못한 대상이며, 그저 유치한 공상이나 설익은 꿈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은 현실과는 전혀 무관한 저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물론 잘못된 방식으로 이상을 붙잡고 살아가는 비현실적인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좋아하지만 진정한 의미를 잘 모르는 자들입니다.

말 그대로 유치한 공상이나 터무니없는 계획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형용사나 부사 같은 수식어를 지나치게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최상급 "가장(most)"이라는 표현을 시도 때도 없이 갖다 붙입니다. 반면, 현실적인 이상주의자는 말보다는 묵묵히 행동으로 옮기는 진중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공상가들은 참된 이상주의자들을 곤란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이 공상가와 이상주의자를 헷갈려 하기 때문입니다. 묵묵히 이상을 지닌 채 살아가는 현실적인 사람이 비현실적인 공상가로 여겨질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사람들에게서 "이상"이 가진 좋은 의미를 전하기보다는 그릇된 인상을 심어주게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이상이 높고 진지한 사람이 이 같은 오해를 받게 되는데 그들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소신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오해로 말미암아 먹을거리나 친구와의 우정과 같은 실제적인 것들을 붙잡는 데 방해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깃대 꼭대기에 펄럭이는 깃발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나아가 위대한 현실적 이상주의자인 예수님께 우리 삶을 드려야 합니다. 현실적인 이상주의자들은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칭 현실적이라고 하는 많은 성직자들은 비꼬는 투로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거 굉장한 생각인데!"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철저히 무시해버립니다. 그들은 자기만족에 빠져 있습니다. 

이상과 현실이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아가 서로 상반된 개념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것은 이상이 될 수 없고 이상적인 것은 현실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상을 가지면 현실에 어두워지거나 몽상에 빠질 수 있으므로 살아가는데 외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상을 품고는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상이 실현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이상은 소유하고 있으면 막연히 좋은 것일 뿐입니다. 마치 좋은 그림을 집에 걸어놓고 즐기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림은 보고 즐길 수 있지만 그림을 감상한다고 해서 삶에 진정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나아가 이상은 보이지 않는 저 위에 있는 것으로 우리가 숭앙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이상이 현실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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