ε♡з하나님께로..ε♡з/그리스도인의 삶

항변에서 긍휼 요청으로..

예림의집 2021. 11. 15. 13:37

항변에서 긍휼 요청으로..

 

목이 터져라 부르짖고 기도해도 하나님이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 같던 경험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하박국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박국서는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는 상황"을 하나님이 언제까지 보고만 계시겠느냐는 항변으로 시작합니다(1:2-4). 하나님은 바벨론(갈대아) 사람을 일으켜 악한 자들을 징벌하실 것이라 하셨습니다(1:6). 유다의 악한 자들을 심판하시고 의인의 딱한 사정을 돌보아 주시길 요청했는데, 더 악한 사람들에 의해 모두가 환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 것입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아연실색해 더욱 거칠게 질문합니다(1:12-17). 하나님은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는 분"이라 알고 있는데, "어찌하여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십니까"라고 항변합니다(1:13). 이 질문에 대해 하나님은 "보라 그의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2:4)라고 하십니다. 이어지는 말씀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바벨론을 더 크게 심판하실 것이라는 말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2장에서 예언되는 심판은 바벨론에게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유대인이라고 해서 심판에서 제외될 수 없습니다. 교만한 모든 이가 심판받을 것입니다. 바울이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상관없이 "믿음"이라는 같은 기준에 의해 구원받는다는 진리를 선포한 것도 이 구절에 근거해서입니다(로마서 1:17). 하박국이 처음 가졌던 문제의식, 곧 민족 공동체 내 교만한 자들에 대한 척결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정의 실현은 그들에게 한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님이십니다(2:14; 3:3). 문제는 하나님께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박국의 시야가 좁은 것이었습니다.

하박국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불의만으로 씨름했지만, 하나님은 세상 모든 불의를 바로잡을 큰 구원을 계획하고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믿음으로 사는 의인이 되는가"(의인 2:4)입니다. 이 진리를 깨달은 하박국은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3:2)라고 간구합니다. 악인들을 심판해 달라던 사람이 하나님의 진노에서 자신도 예외가 아님을 인정하는 겸손의 자리에 선 것입니다. 이는 하박국에게 환난 중에도 기뻐하는 신앙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3:17-18).(박영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