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익은 목소리..!
제가 1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33살이 되었을 때, 불현듯 아버지의 목소리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은 희미하게나마 생각이 나는데 그 목소리나 하신 말 등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옛 기억은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교회를 다니시자 않았던 아버지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어머니를 못마땅하게 여기셨고, 저와 제 동생과 함께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어머니를 핍박했습니다. 저는 내심 표현하질 않았지만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목소리의 기억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아버지는 제가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사우디의 근로자로 파견되었습니다. 그때나 되어서야 집안에 평화가 찾아왔고, 어머니와 두 아들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2 때 아버지는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장지로 가는 버스 속에서 왜 그렇게 슬프던지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잊어버린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남겨놓은 녹음이나 녹화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아버지의 향수를 느낄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늘은 아침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고 전화를 해서 물어보셨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버지는 그렇게 온 가족의 마음에서 잊히는가 봅니다. 아버지의 목소리를 회상하다 보니, 막달라 마리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의 빈 무덤 앞에 서 있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야!"라고 부르셨을 뿐인데, 마리아는 자기 앞에 선 사람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자, 마리아의 흐느낌은 기쁨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명하여 부르심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과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절대로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 우리의 귀와 눈을 열어주셔서, 주께서 우리 가운데 계심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 늘 기억해 내어 읊조리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이사야서 43장 1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명하여 부르심을 아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있습니까? 하나님이 여러분을 부르시는 과정이 기억나십니까?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셨다면 늘 되내기며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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